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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유(You)!-김복순

지역아동센터우리 사회의 최전선 

수도권의 변두리


프랑스 단어에 벙리어(banlieu)라는 단어가 있다. 대도시 주변 지역을 뜻하는 다른 단어도 있지만 이 단어는 사회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취약지역 또는 문제지역으로서 도시 근교 지역을 뜻한다. 우리 말 중에는 변두리라는 표현이 가까울 것 같다. 프랑스 단어 banlieu 에는 공포 폭력 등의 이미지가 배어있다. 우리 말 변두리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한국의 수도권에서 근교위성도시’ ‘교외보다 변두리라는 말에 가장 가까운 곳이 시흥시 정왕동일 것이다. 성범죄자가 몰려있고 대기의 질이 나쁘고(자료 참조)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이 많고 1인가구가 많고 정부의 보조를 받는 수급자가 어느 곳보다 많은 곳이다. 이곳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최전선이다.


김복순 시흥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

 

어려운 환경이지만 순수한 아이들


그러나 전선에 피는 꽃이 눈부시고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이 뜨겁다. 시흥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 김복순 회장은 정왕본동에서 근무하던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지금 있는 정왕2동 센터보다 그곳에 더 정겨웠다. 때론 칼까지 꺼내서 죽여버리겠다느니 죽어버리겠다고 씩씩대는 일까지 있기도 하지만 선생님이 붙들고 얘기하면 굽어들고 사과하고 뉘우치던 아이들이었다. 조그만 것을 주어도 아이들은 감사를 표시했다. 다른 사람의 호의에 대하여 감사하기보다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들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순수한아이들이었다. 힘은 더 들었지만 보람도 컸던 곳이다.

 

고비 많은 인생


김복순 회장이 살아온 이야기는 두 시간도 짧을 만큼 길다. 그리고 굴곡이 많고 기구하다. 태어나자마자 방치되었던 이야기, 교회 문 앞에서 까무러친 사람이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기 까지, 하루 근무한 공무원 생활, 구로공단의 섬유공장 이야기. 원양어선 타던 오빠가 국제분쟁 속 폭격으로 죽은 이야기,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혹독했던김복순 회장의 지난 닐이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나는 혹독한환경의 아이와 부모들을 보듬는 힘이 된다. 의미 없는 고생은 없는 것이다. 힘겨운 지난 날이 오늘 수도권 변두리한국 사회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최전선에서 김복순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를 맡다


결혼하면서 매화동에 들어온 것이 1995, 시흥시에 온 것도 이제 20년이다. 야쿠르트 아줌마 시절 만났던 대야동 소래산 밑에 살던 분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점심 같이 먹자고 기다리던 사람들 때문에 점심을 서너 번 씩 먹기도 했다. 가난했지만 따뜻한 이웃들이었다. 돈이 많아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충인지역아동센터를 맡은 지는 5년이 되었다.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해 보았지만 결국 이 일을 하기 위해 빙빙 둘러 온 것 같다. 관청이 지역아동센터를 대할 때 지시 감독하기 보다 파트너로 대해 주면 좋겠다는 바램 정도가 있지만 이렇게 사는 지금이 좋다.

 

자주 만나고 많이 들어주고


올해 시흥시의 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자주 만나고 회원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협의회 사무국 인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맡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일에다가 회장일 까지 손이 부치기 때문이다

취재: 주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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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pdf



[본 인터뷰는 (사)더불어함께와 시흥시지역혁신연구회가 진행한 지역자원조사의 일원이며, '유(You)'에 함께 개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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