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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관위 감찰법’, 위헌과 합헌의 갈림길

이미지. AI ChatGPT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원내 입성 후 제1호 법안으로 발의한 감사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법조계의 논란이 뜨겁다. 개정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를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이 입법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쟁점의 핵심은 이 법안의 위헌성 여부다. 헌법재판소는 2025년 2월, 감사원의 선관위 대상 직무감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법 제97조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을 ‘행정기관 및 공무원’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였다. 선관위는 행정부가 아닌 독립된 헌법기관이므로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권력분립 원칙과 선거 관리의 중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법 전문가인 한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배경에는 또 다른 법리적 해석과 사회적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 발의 측은 현행 감사원법 제24조 제3항이 감찰 제외 기관으로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만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선관위가 제외 대상에 명문으로 포함되지 않은 만큼, 법률 개정을 통해 직무감찰권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은 입법부의 정당한 권한이라는 논리다.

 

위헌 요소를 우회하기 위한 법적 장치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선관위에 대한 감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정부나 집권 세력이 감사를 매개로 선거 관리 업무에 개입할 여지를 차단해 헌재가 지적한 행정권의 독립기관 침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다. 선관위의 독립성이 무능과 부패까지 가려주는 성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여론도 입법론적 근거로 작용한다.

 

다만 실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법적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호철 감사원장조차 최근 국회에 출석해 "선관위를 직무 감찰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헌법이 규정한 '행정기관'의 범주를 법률 개정만으로 넓히기 어렵다는 학계의 지배적인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 법률이 제정되더라도 선관위가 다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기존의 위헌 판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의원의 1호 법안은 선관위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헌법적 가치의 수호라는 명제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 서 있다. 이번 개정안이 헌법의 외연을 넓히는 입법적 시도로 인정받을지, 아니면 성문헌법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위헌의 굴레를 쓰게 될지는 향후 국회 논의와 헌재의 재판단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시민칼럼. 김용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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