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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주제논하기]옥천신문, 반가움과 부러움. 본질은 사람

‘옥천저널리즘스쿨’은 우리도 꾸준히 이야기 해 왔던 것들이었다. 이를 글로 표현해 놓은 것을 보니 이 길이 쉽지 않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역정보를 ‘알림봉사’라는 마음으로 기사와 정보를 지역 여러 카페와 SNS에 전달하고 있다. 이 일을 하면서 때로는 기록용으로 정보를 실어 놓기도 하지만, 많은 시민에게 관심이 갈 만한 사항을 바쁘게 나르기도 한다. 어느 땐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정보에 “꼭 필요한 정보였다”며 감사해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보람도 느낀다.

 

정보쓰레기라는 말은 저널리즘을 접하면서 듣게 된 용어이다. 정보하면 무조건 좋은 것일거라는 생각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옥천신문에서 말하는 “지역저널리즘은 삶터를 변화, 생활의 문제를 해결, 지역에 쓸모 있는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앞으로 활동에 방향을 제시했다. 

 

옥천군은 옥천신문 기자가 의회 현장에서 회의 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주고 실시간 중계를 하지만 이를 시청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에 반에 시흥시는 시민들의 힘으로 시의회 회의를 실시간 방송으로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지금은 시흥시의회 모든 일정이 유튜브로 실시간 전송이 된다. 우리는 이를 여러 곳에 링크를 걸어 한 분의 시민에게라도 접근할 수 있도록 ‘알림 봉사’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를 실시간으로 보는 시민들은 많지 않지만 점점 조회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실시간의 기록물은 어느 순간 어떤 이들에겐 소중한 정보가 된다.

 

지역언론을 위해선 새로운 언론인이 길러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 한 것은 시흥시도 마찬가지이다. 지역 언론인을 배출하기 위한 전문적인 기관과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민들의 관심도 부족하지만 이를 위한 관련 기관의 의지나 시의 관심이 없는 것이 늘 아쉽다. 받아쓰기만 하고, 보도 자료만 그대로 옮겨 내는 언론사가 아니라, 사실 확인에 힘쓰며,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비판을 할 수 있는 감시견 역할의 언론인을 양성해야 한다. 언론인이 지역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히려 보려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지역에 대해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언론은 시민들의 눈과 귀, 입이 되어야 한다.

 

‘지역저널리즘은 지역에 밀착해서 살아야 실현 가능하다. 지역신문은 지역의 오늘을 기록하는 역사다.’ 살아 보며 부딪쳐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역의 현안, 정책, 문제점 등을 알 수 있고 해당 주제를 파고 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 지역언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언론은 지역 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옥천저널리즘스쿨’을 읽으면서 내내 공감되는 내용과, 또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가 가고 있는 길과 방향성을 보여 주었다. 규모 면에서는 비교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옥천저널리즘스쿨’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로 실제 2019년부터 예비 언론인을 배출해내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도 한정된 인원으로 지역의 이슈와, 시의회의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며 정보 전달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로 의회의 접근방식을 택해 왔고, 나름대로의 홍보도 해오고 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심도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치가 생활화되어야 한다. 많은 시민들은 아직도 “정치는 내 삶과는 관계 없는 그들만의 권력싸움”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 이는 기존 정치인들의 책임이다. 그들은 이 개념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민들이 관심 없어야 편하기 때문이다. 정치라 해서 거창할 것은 없다. 참여도 정치이다. 마을과 우리시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의 목소리로 지역에 참여하는 것. 그것이 시민저널리즘의 시작이고 지역의 참여정치가 된다. 그 결과는 곧 지역의 변화와 투명한 행정으로 발전을 맞이하게 된다.

시민저널. 박수빈

 

 

 

 

풀뿌리 언론이 필요하다

동네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나의 일이기도 하고 나와 관련된 사람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관전을 넘어서 삶터, 동네를 거울처럼 돌아보려면 관심과 정보가 필요하다. 알아야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다. 정보 제공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고 삶터를 변화시키는 일에 기반이 된다.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개인이 스스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며, 지역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공동체 구성원의 필요와 쓸모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옥천의 사례는 지역 언론에게 의미 있는 모델이다. 옥천신문은 ‘쓸모’, ‘필요’, ‘민주’를 담보한 저널리즘으로 삶터를 변화시키고 생활의 문제를 해결한다. 시민들의 생활에 필요와 쓸모를 최우선하며, 이슈의 식민화에 복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슈를 발굴해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 역할은 다시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선순환된다.

 

시작하고 지속한다

옥천신문은 1989년 군민주 신문으로 시작했다. 32년 동안 다른 사업으로 한 눈 판 적이 없고 오로지 ‘저널리즘’으로 승부를 걸었던, 지역신문의 아이콘이다. 청소년기자단을 20년간 운영했고 청년을 대상으로 한 ‘별의별 이주기자’, ‘풀뿌리청년언론학교’ 등 기자 양성에 주력했다. 그 중에서 LROOP(Local Rural Opportunity on Organic Pen) 지역신문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옥천신문의 특별함은 현장의 그라운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탁상 이론이 아니라 직접 사람을 만나고 취재를 하며 기사를 쓰는 현장에서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지역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고 배운다. 현재, 10명의 취재기자가 지역의 이슈를 생산해내고 현상을 지속해서 보도하고 있다는 점, 주민들의 일상적인 제보, 지면공론화 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 신문 구독이 구시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시대에 월 1만원짜리 종이신문 독자가 3,500명에 사실에 놀랐다. 옥천신문은 이슈 중심의 지속적인 활동, 구조적인 문제를 볼 수 있는 관점을 갖고 있었다. 32년간 실효성을 획득하고 ‘필요한’ 매체임이 증명되기까지 지난(至難)한 과정을 읽으면서 지역언론의 역할을 깊이 고민한다. SMD(시흥미디어), 그리고 구성원으로서의 과제와 역할에 대해서도.

 

‘본질’은 사람이다

지역언론의 역할과 어려움은 어느 동네나 매한가지다. 옥천도 매한가지였으리라. 어려움을 넘어서는 방법은 본질에 충실한 것이다. 지역 언론의 존재이유, 그에 맞는 역할, 지속가능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옥천 사례를 통해 SMD를 비춰 본다. SMD의 오늘과 ‘내일(tomorrow)’에 대해 생각한다. 물이 들어와 흐름이 만들어지기까지 의지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 그 사람 중에 나 역시 ‘일부’이다. 그리고 앞으로 일부가 될 청소년과 청년, 지역주민들을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의무장치, 자발성과 즐거움으로 마주한다. 지역주민에게 필요하고 쓸모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공론의 과정을 통해 지역과 함께 움직이는 역할을 꿈꾼다.

 

시민저널. 백재은

 

 

[이 글은 시소미 자체 미니 세미나의 일환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21년 2월호에 실린 옥천신문의 내용을 읽고 의견을 정리한 글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해당글이 링크가 되지 않아 시소미에 옮겨 링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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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 옥천신문

2019년부터 옥천신문에서 시작해, 해마다 20명가량 예비 언론인을 교육하는 옥천저널리즘스쿨. ‘필요’, ‘쓸모’, ‘민주’를 기치로 지역 언론인 양성의 산실이 된 옥천저널리즘스쿨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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