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흥시 김윤식 전 행정부는 ‘시흥100년’이라는 조례를 만들고 시 관내 모든 엠블렘(emblem)들을 교체하며 각종 사업들을 전개했다. 이를 두고 당시 시민들은 조선정조 19년(1795년) ‘시흥현’을 근거로 들며 “그럴거면 조선시대부터 시흥의 역사로 봐야 하지 않는가”라는 의견부터 “1989년 시승격 시점으로 시흥시의 역사로 봐야 한다”는 의견까지 '시흥100년’ 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2019년 임병택 시장은 취임 후 처음 맞는 새해가 되자 ‘시승격 30주년 맞은 시흥시’라는 기획 보도자료를 내 보내면서 ‘시흥100년’이란 용어를 계승하지 않을 뜻을 간접적으로 비췄다. 이에 대한 임 시장의 직접적인 의사는 지난 3월 의회간담회에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시행정부는 ‘시흥100년’ 조례를 폐지하겠다고 의회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100년의 역사를 만들려고 제정했던 조례가 6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조례에 의해 진행해오던 사업들도 있으니 개정하는 쪽으로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 조례는 2013년 제정된 이후 15년 전부개정, 17년 일부, 18년 일부 등 3번 개정이 되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조례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먼저, 정체성과 조례 수립 목적이 일치하지 않는다. 시흥100년 조례는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정체성 확립 등을 위해 기념사업을 추진한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1
시는 조례 제정당시 시흥100년의 출발을 1914년 시흥군 행정구역 확대개편 시기로 잡았다. 2 일제강점기 때다. 올해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919년 4월 11일) 100년이 되는 해다. 시흥의 역사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보다 5년이나 앞서 정했다. 설령, 역사적 관점으로 접근한다해도 이미 언급한 조선시대 시흥현을 시점으로 잡아야 할 것인지도 논란이고,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때 개편된 행정구역을 시흥의 역사 출발 시점으로 잡는 건 과연 역사의식의 함양과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폐지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례에 명시된 사업들이 어느 부서에서나 할 수 있는 사업들로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다. 주요사업들이 경축·축제 기념사업, 학술연구, 역사문화콘텐츠 조사 및 개발, 강의, 시민참여 사업, 마을만들기사업, 문화, 체육행사 등이다. 3 거론한 사업들은 현재 주민자치과나 문화관광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특별한 사업이 있다. ‘표장 및 표장 선정을 통한 다양한 이미지 표출사업’이다. 4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시흥100년' 사업으로 기억나는 건 표장이다. 하지만 새로운 행정부 들어 이 표장은 거의 사라졌다.
조례는 곧 예산이나 다름없다. 중복되는 사업들로 예산낭비에 대한 지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시흥시의회 이복희 의원은 시흥100년 사업에 대한 지난 사업자료를 시행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지난 5년 동안 시흥100년이란 이름으로 어떤 사업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조례는 폐지되어야 하고, 지난 사업들은 반드시 점검되어야 한다.
[이 글은 지역 이슈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을 하기 위한 글이며, 반론이나 의견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Copyleft@ 본 콘텐츠는 알권리 충족과 정보공유를 위해 개방된 글입니다.
편집은 허용하지 않으며 출처를 밝힌 공유는 가능합니다.
반론이나 정정, 보충취재를 원하시면 메일로 의견주세요.
srd20@daum.net
'마이크로시민저널'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에 계획 중인 경기도 전통시장 먹거리박람회 장소, 오이도 어떤가 (0) | 2019.03.24 |
---|---|
오백원은 걸 수 있는 예견된 투표결과 9:5 (0) | 2019.03.21 |
[주문뉴스] 도대체 왜 한국당 현수막만 사라질까. 그것도 특정지역에서만... (1) | 2019.03.14 |
시흥시의회, 6월부터 인터넷 생중계 진행한다 (0) | 2019.03.14 |
지속협, 비영리사단법인 설립절차 놓고 고발 등 논란 (0) | 2019.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