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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안락사가 던져주는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달달한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 백마 탄 왕자, 신데렐라 요소가 들어 가 있는 전형적인 여성 공략형 멜로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안락사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영화 미 비포 유 포스터


지난 달,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하이에 사는 미국의 화가 베치 데이비스(41세)는 자신의 주변 친척들과 지인들, 친구들에게 메일로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파티에 모인 30여 명의 지인들과 첼로와 하모니카 연주를 감상하고, 좋아하던 피자를 나눠 먹으며, 가장 좋아했던 영화를 함께 봤습니다. 23~24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파티에는 색다른 규칙이 있었습니다. 파티 주인공 앞에서 절대 울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파티는 데이비스와 마지막 생을 마감하는 장례와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안락사 전날 파티를 열고 있는 데이비스


데이비스는 파티 마지막 날(24일) 친구들과 마지막 일몰을 본 후 가족과 간병인,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에 약물을 투여받고 자신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에서도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윌(남자 주인공) 앞에서 루이자(여자 주인공)는 마지막 포옹을 사랑스럽게 합니다. 윌은 생의 마지막 모습을 미소로 남깁니다.


가끔 장례식장에 가서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장례라는 건 가족을 잃은 상주에게 지인들이 슬픔을 잊게 하고자 즐겁게 시간을 보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장례식장에서는 절대 웃거나 떠드는 게 아니라고도 말합니다.


죽음은 삶과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끝에 포함되는 것이 맞습니다. 안락사는 윤리적으로 논쟁거리지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 살아 있을 때도 장례를 치룰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장례라기 보다 파티의 성격으로 긍정적인 의식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로써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자신의 마지막 생에 대한 기억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죽음을 어떤 시점에 어떻게 스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진보적인 토론을 요구합니다.  


[P.S] 영화 광고 카피문에서는 존엄사라는 표현을 했지만, 의도적인 약물로 편안한 죽음을 이르게 하기 때문에 현재 정의로는 안락사에 가깝습니다. 존엄사(death with dignity)란 식물인간상태와 같이 환자에게 의식이 없고 그의 생명이 단지 인공심폐기에 의하여 연장되고 있는 경우에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하여 생명연장조치를 중단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의 의미는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Who I was before I met you)라는군요. 이 영화는 소설 Me before You를 원작으로 만든 것인데, 소설은 속편 Me After You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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