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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여전히 나의 꿈은 요리사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대답했을 뿐인데 어찌 홍시 맛이 나냐고 물으시면...[드라마 '대장금' 대사 중에서]" 


유치원 다닐 때,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요리사가 되겠다던 지원이(시흥고. 2)는 열여덟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 꿈이 요리사다. 지원이 어머님은 오랜 시간 딸아이의 동일한 꿈 이야기를 들으며 "요리사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엄마로서 처음엔 말리고 싶었지만, 십 년이 넘도록 같은 꿈을 꾸는 딸아이의 진심을 알기에 이젠 지원이의 꿈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왼쪽부터) 지원이 어머니, 지원이, 정왕마을학교 박장희 교장]

지난 8월말, 지원이는 서해고 진로축제장 마을학교 부스에서 설문조사를 하다가 삼시세끼반에 관심을 갖고 등록했다. 지원이가 사는 곳은 하상동, 대중교통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매주 정왕본동까지 버스를 타고 수업에 참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는 버스를 잘 못 타서 길을 잃고 정왕동 이마트에서 전화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도 지원이는 일정이 겹치는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출석을 했다. 


중학교 1학년 친구들과 같은 모둠이었던 지원이는 역할분담도 의논해서 정하고 동생들이 모르는 건 친절하게 알려 주기도 하는 자상한 아이었다. 왜 요리사가 되고 싶은지 물었더니 "요리하는 시간이 즐겁고 특히, 내가 요리한 음식을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볼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원이는 삼시세끼 수료를 마치고 동아리를 신청했다. 지원이를 보면서 청소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와 마을을 넘나들며 마음껏 자기 생(生)의 스토리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이곳, ‘여기’에서. 


정왕마을학교 삼시세끼 지도교사 백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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