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가는 날은 꼭 비가 오는 법. 아침부터 하늘은 비를 동네 거리에다 물동이 채 붓듯 했다. 서울까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갈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도 출발하면서부터는 비가 그쳤다.
29일(수) 오전 10시30분, 정왕미디어스쿨 학생 5명, 장곡미디어스쿨 학생 2명, 인솔자 1명, 사무국 1명 총 9명이 탑승한 승합차가 시흥시에서 서울 KBS방송국 본관으로 향했다. 마을학교 미디어수업 3주차 과정인 방송국 견학 일정이었다.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 미디어가 어떤 과정과 장비, 시설들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것, 특히 미디어 일선에서 종사하는 분들과 직접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배윤경(군서고 2): “오늘 방송국을 다녀온 후 실제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세트장이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때문에 화면이 크게 나온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 세트장에 수많은 조명이 있었습니다. 현장에 많은 스텝들의 숨은 노력으로 퀄리티가 좋은 영상이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라디오 드라마에서는 효과음도 녹음하는 걸 알았고, 라디오만의 매력이 뭔지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기회가 없으면 잘 몰랐을 방송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은 것 같아 뿌듯하고 새로웠습니다.”
안내해 주시는 분의 도움으로 약 30분 동안 TV스튜디오 몇 곳을 돌아보았다. 지하에 있는 소품실까지 둘러보고 5층 라디오 녹음실을 찾았다. KBS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스튜디오-16 녹음실에서 음향감독님을 만났다. 스튜디오 사용 예, 녹음실 안의 구조와 장비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곳은 오케스트라 협연도 녹음할 수 있는 곳으로 KBS 녹음실 중 가장 큰 곳이라고 한다. 드럼은 주변 소리와 충돌하지 않도록 16호 녹음실 안에 마련된 별도의 방에 설치돼 있었다.
차병주(군서고 1): 오늘 방송국에서 라디오 녹음실이 그렇게 큰 곳도 있고, 세트를 그때그때마다 만들고 하는걸 보고 새로웠습니다. 꼭 드라마나 연극, 영화만이 아니라 라디오로도 그런 좋은 상황극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녹음실에 이어 라디오드라마 제작실로 향했다. 라디오 방송국 드라마 피디님께서 마침 편집 중이었다. 대부분 바쁘다고 거부할텐데 피디님은 일손을 멈추고 견학 온 아이들을 환하게 맞이해 주며 기꺼이 시간을 내 주셨다. 시설부터 각종 소품, 장비, 연기자들의 모습이나 행동까지 상세히 알려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방수원(군서고 2): 방송국에서 미디어 만드는 과정을 보고 왔는데 화려한 무대 뒷면에서 보는 느낌이 들어 신선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라디오드라마를 만드는 것을 본 것인데 앞으로 라디오 상황극을 만들 때 어떤 방향으로 해야 되는지 도움을 주어서 이기도 하고 소리를 만드는 과정이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몇 명의 연예인을 볼 수 있어서 재미 있었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녹음 부스 안에 구비된 음향 소품, 장비나 시설 등을 설명할 때마다 아이들은 신기하다는 듯 ‘오!’ 감탄사를 만들어 냈다. 실제로 피디님은 소품 음향 기술자가 아닌데도, 몇몇 소품을 이용해 소리를 내 주셨다. 역시나 라디오는 상상력 매체인 만큼 소리만으로도 몰입도를 높이는 데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이었다. 현재 라디오 드라마를 KBS만 방송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어서 시청률이 가장 높다는 KBS 9시뉴스 보도국 스튜디오를 찾았다. 평소 기자가 꿈이라는 예진이(중학교 1학년)는 사회부 보도국 사무실을 지나면서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몹시 부러워했다. 자신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곳이 이 곳이라고 말했다.
방문한 날이 마침 ‘개그콘서트’ 녹화 날이라 리허설이 진행 중인 공개홀로 향했다. 리허설인데도 불구하고 밖에서 경호원들이 출입을 막고 있었다. 프로그램 담당 직원 분의 안내로 ‘개콘’ 리허설 현장과 화면 조정실을 볼 수 있었다. 라디오 생방송 모습도 보고 본관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권서린(군서고 2): 방송국에서 본 모든 것은 새롭고 많은 것들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숨은 노력들로 라디오가 제작되고 세트장도 고쳐 가면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디어 쪽에 더 흥미가 생긴 것 같고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약 1시간 30분가량 견학을 마친 아이들은 아직 미련이 남는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을 많이 보지 못한 아쉬움이 큰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또 어떤 아이에겐 꿈이 만들어지는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마치며...
이렇게 시흥시 청소년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과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꿈을 주신 KBS 보도국 조정형 선배님께 고맙다는 인사 드립니다. 또한 긴 시간 동안 TV스튜디오와 라디오 스튜디오까지 웃음 잃지 않고 우리 아이들 안내해 주신 분(안내 데스크에 계시는 예쁘신 분)께도 고맙다는 말씀 함께 드립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만남 해주신 KBS방송국 종사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마을학교 미디어수업 지도교사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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