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크로시민저널

뒹굴던 낙엽, 토양 오염 막는 농업용 비닐로 재탄생

가을마다 길거리에 쌓여 처치 곤란이었던 '낙엽'이 농촌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변신했다. 4월30일 카이스트(KAIST)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캠퍼스와 대전 갑천 인근에서 수거한 낙엽을 활용해, 땅속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친환경 농업용 필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제공 이미지를 활용해 챗지피티로 만든 참고 이지미

 

 

그동안 농가에서는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고 땅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밭에 비닐(멀칭 필름)을 씌워왔다. 하지만 이 비닐은 대부분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이라 잘 썩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다 쓴 비닐을 일일이 수거하기 힘들뿐더러, 땅에 남은 비닐 조각들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토양을 오염시키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에 주목했다. 식량으로 쓰는 식물이 아니기에 자원 낭비 우려가 없고, 매년 엄청난 양이 버려진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낙엽에서 튼튼한 식물 섬유인 '나노셀룰로오스'를 뽑아낸 뒤, 물에 잘 녹고 자연에서 분해되는 성질을 가진 고분자와 섞어 새로운 필름을 만들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제조 과정'이다. 기존에는 화학 제품을 만들 때 해로운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연구팀은 독성이 낮은 특수 용매와 '물'을 기반으로 공정을 진행했다. 만드는 과정부터 결과물까지 모두 친환경적인 셈이다.

 

낙엽을 이용해 만든 생분해성 농업용 비닐 현장 적용 개요도. 카이스트 제공

 

 

새로 개발된 '낙엽 필름'은 기존 비닐과 비교해도 성능이 뒤쳐지지 않는다. 식물에 해로운 자외선을 95% 이상 막아주며, 2주 동안 땅속 수분이 거의 빠져나가지 않게 꽉 잡아주어 식물이 더 잘 자라게 돕는다. 땅속에 묻어두면 약 115일 만에 34% 이상이 분해된다. 기존의 다른 생분해 비닐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또한, 이 필름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식물에 해로운 독성 물질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명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쓸모없이 버려지던 낙엽을 농업 환경을 보호하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바꿨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토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로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인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며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시민저널. 김경순 기자

 

Copyleft@ 콘텐츠는 알권리 충족을 위해 개방된 글이며, 출처를 밝힌 인용과 공유가 가능합니다. 반론이나 정정, 보충취재를 원하시면 카톡 srd20, 메일 srd20@daum.net으로 의견 주세요.

마이크로시민저널리즘 - 시흥미디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