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 의원이 송사에 휘말릴 경우 시민의 세금으로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는 ‘시의원 소송비 지원 조례’가 최근 지원 대상을 의회 소속 직원까지 확대하는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회는 안심하고 일할 환경 조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정작 세금을 부담하는 시민들은 이러한 조례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흥시의회는 지난 3월 18일 의회운영위원회에서 「시흥시의회 의원 의정활동 소송비용 지원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심의하고, 기존 의원에게만 한정됐던 지원 대상을 의회 직원까지 넓혔다. 해당 조례는 2024년부터 절차에 따라 입법예고와 공고를 거쳐 시행되었고, 일상에 바쁜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별다른 비판 없이 20일 의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현재 전국 226개 기초의회 중 소송비 지원 조례를 운영하는 곳은 약 7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지자체가 도입을 꺼리는 이유는 이른바 ‘셀프 특혜’와 ‘상위법 위반’ 논란 때문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의원의 의정활동비와 여비 등은 규정하고 있으나, 개인의 소송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는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전북익산시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상위법의 명시적 위임 없이 조례로 소송비를 지원하는 것은 지방자치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짚었다.
조례의 세부 내용 중 주목해야 할 지점은 또 있다. 시흥시 조례 제10조에 포함된 ‘의정활동 중 발생한 선고유예·집행유예 시 환수 감면’ 조항은 유죄 판결을 받은 의원에게까지 면죄부를 주는 ‘독소 조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에서 죄가 있다고 판결했는데, 의회가 자체적으로 ‘착한 범죄’라고 규정해 세금을 돌려받지 않겠다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조례 제2조 제4호, ‘의장이 인정하는 경우’에 대해 한 시민단체 대표는 “의정활동 범위에 대한 객관적 기준도 없이 오로지 의장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시민 세금을 수천만 원씩 내줄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특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의장의 포괄적 인정 권한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압박하거나 사적인 일탈을 의정활동으로 포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반대로 시민 눈높이에 맞춰 해당 조례가 부결된 사례도 있다. 인근 부천시의회는 2025년 6월 유사 조례를 추진하다 “시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셀프 특권”이라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해 조례안을 보류했다. 강원 원주시 역시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제정이 무산된 바 있다. 타 지자체들이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특권을 내려놓는 것과 대조적으로, 시흥시의회는 오히려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켜 향후 시민들의 감시와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민저널. 이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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