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흥시의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황입니다. 매체들 보도에 의하면, 상임위에서 시 예산을 왕창 삭감했다고 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돼 원안이 다시 살아났다고 하고, 그래서 내년 시 예산이 준예산으로 편성될 것 같다고 합니다. 또 지난 16일(화)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들이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회의를 정상화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시민들은 도대체 뭐가 문제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잘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몇몇 관심 있는 시민들은 그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편에서 ‘우리 편 이겨라’만 외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시민들은 보기 싫은 정치 싸움으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이 상황을 아는 대로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사진=시흥의 뉴스]
시흥시의회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2015년도 예산안 심의를 거치면서, 자치행정위원회는 51건(22억8,651만원), 도시환경위원회는 4건(3억 6,200만원)의 예산이 삭감되었습니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의원들의 이유는 시 예산에 비해 신규 사업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난항을 거듭하던 지난 10일, 삭감된 예산을 다시 살리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장재철, 문정복, 김영철 예결위원들과 삭감된 예산을 그대로 반영하려는 새누리당의 홍원상, 김찬심, 손옥순 예결위원들이 각 상임위를 통해 삭감돼 올라 온 수정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서 표결로 결정하기로 합니다.
평생교육원의 시흥ABC행복학교 운영관리 1억4,300만 원, 그리고 이어서 시흥ABC행복학교 운영비 5억5,000만원에 대한 예산 삭감 여부를 묻는 표결이 시작되자 모두 찬·반 3:3 동수가 나옵니다. 그러자 예결위 위원장인 장재철 의원은 “표결 결과 가부동수에 의해 부결되었으므로 집행부 원안대로 가결됐다”고 선포를 합니다. 이 두 건의 결과를 듣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그때서야 수정안(삭감안)이 가부동수에 의해 부결되면, 원안(삭감 전 안)이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급히 정회를 선포하게 됩니다. 그 정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일부 언론에서는 3선을 지낸 장재철 의원이 꼼수를 벌인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만, 실은 장재철 의원도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홍원상 의원 말에 의하면, 장재철 의원이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일괄 상정하고 일괄 거수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장재철 의원은 두 건에 대해 시의회 직원들이 준 문구를 읽으며 원안 가결 선포를 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도대체 어떤 사업 예산들이 삭감된 것이기에 이 소란일까요. 이미 앞서 설명했다시피 도시행정위원회 사업은 4건밖에 되지 않습니다. 의회가 시 예산 집행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그 정도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치고요. 이슈가 되고 있는 건 자치행정위원회 51건에 대한 사업 예산입니다. 대략 사업들을 보면, 시민소통담당관 신규 사업이 대부분 삭감되었고, 교육청소년과의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태이며, 그밖에 주민생활지원국의 가족여성과, 문화관광과, 평생학습원의 평생학습과 등의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비, 노인복지관 운영비, 희망마을만들기 사업비 등이 삭감된 상태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의원들끼리 상한 감정이 있어 예산을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도 나오고요. 한편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재 시 집행부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윤식 시장을 당 차원에서 몰아세우기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 무조건 삭감이라는 일부 언론 비판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다 이유가 있는 삭감을 했다고 밝히고, 그 사항들이 속기록에 온전히 기록돼 있다고 말하면서 ‘묻지마 삭감’에 대해서 말도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홍원상 의원은 ‘시 집행부가 꼭 지켜야 하는 예산은 무엇이냐, 그 안을 주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검토를 하고, 그 안들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삭감에서 빼겠다’는 입장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유도 없이 예산 삭감했다고 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타당성을 제시하면 삭감을 철회하겠다고 하고.. 이 상황으로만 놓고 보면 답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더 다른 상황은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얘기한 의원들끼리 감정이 있는 것인지, 당 차원에서 밀고 당기는 기 싸움인지는...
아무튼, 그렇다면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시의회는 회계연도 시작 10일 전, 즉, 2015년이 시작되기 10일 전인 이달 21일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지난 15일 예결위 활동기간이 만료되었고 연장을 한다 해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어서 19일 본회의에서 수정안 대신 시 집행부 원안(삭감되지 않은 사업 예산 안)이 표결로 진행될 것입니다. 하지만 시의회가 새누리당 6명, 새정치민주연합 6명으로 의원 수가 동수이어서 가부동수에 의해 원안이 부결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예산이 부결된 책임이 새누리당 쪽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새누리당 소속의 윤태학 의장이 시 집행부의 원안을 상정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결국 시흥시 2015년도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으로 편성되게 됩니다.
준예산이란 쉽게 말해, 시 공무원의 급여, 사무 처리에 관한 경비, 시설 유지비 등의 최소한의 경비만을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할 수 있는 잠정적 예산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각종 시의 사업 집행은 거의 모두 중단됩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내년 1월 추가경정 예산안 때 어떻게든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추경 때 상임위를 열고 예결위를 통해 조종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인데요. 18일(목) 새누리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있다고 하니 그때 어떤 얘기들이 나오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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