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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왕본동 주택가 골목. 벽 언저리에 1m 남짓한 ‘ㄱ’자 시멘트 벽이 세워져 있다. 간이벽에는 가로세로 가늠줄이 못에 반듯하게 걸쳐져 있었고, 아주머니 한 분이 정성스럽게 타일(Tile)을 붙이고 있다. 

 

 

타일(Tile)을 붙이고 있는 조금순 씨 ⓒ김용봉

 

“이게 뭔가요?” 시멘트 벽을 가리키며 질문부터 들이 밀었다. “이건 타일 자격증 실습하는 거예요”, “네? 공사하시는 게 아니고요?”

 

2003년부터 시흥시에서 살았다는 조금순(정왕본동, 67세)씨. 그는 오는 4월 12일에 치를 타일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다. 식당일부터 이일 저일을 하던 조 씨가 타일학원을 가게 된 건 일거리가 끊긴 후 찾아간 고용센터를 통해서라고 한다. 2월 14일부터 다니게 된 타일학원(안산 본오동)은 주말에만 다닌다. 시험기간까지 가도 17번 밖에 가지 못한다. 그래서 조 씨는 연습장을 직접 만들었다.

 

 

타일 자르고 붙이는 작업 ⓒ김용봉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 얘기를 할 때 표정이 살아난다. “아니.. 어쩌다가 타일 자격증을 공부하시게 된 거예요?” 타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조 씨는 자신의 주택 건물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했다. 

 

“오래 전에 사람들을 불러 우리집 화장실을 고쳤거든.. 내가 그 사람들 데모도(보조)를 다 해 줬어. 자재 가져오라면 가져다 주고, 공구 달라면 챙겨주고…, 그러면서 어깨 너머로 그 사람들이 타일 공사하는 걸 눈여겨 뒀지.”

 

염색한 머리 탓일까, 아니면 열정 탓일까 조 씨는 칠순 가까운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난 뒤에 내가 타일을 20박스 가량 사다 놓고 연습을 했어. 하다가 막히면 원자재 가게나 철물점에 가서 묻고, 공사하는 인부에게도 물어가면서 배웠지.”

 

그렇게 배운 조 씨의 서당개 기술은 이제 그의 세입자가 사는 집의 현관이나 화장실, 싱크대 등의 타일 공사를 직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다.

 

 

서당개에 머물 수 없다. 자격증을 따자. 사진=조금순 씨 ⓒ김용봉

 

조 씨는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타일 조성 방법을 말하는 그의 설명을 들으면 이미 기술자다. “시멘트에 타일 붙이는 건 본드로 붙이는 것보다 엄청 힘들어. 시멘트 성질을 먼저 알아야 해. 질면 흐르고, 되면 떨어지고…, 한 번에 딱 붙여야 되거든. 촉감이 있어. 딱 붙는 느낌 말이야.”

 

그의 촉감이란 맛으로 승부하는 요리사나, 시놉시스만 보고 영화 크랭크인 들어가는 감독의 촉과 같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시험시간이 4시간 40분이야. 그 시간 동안 화장실 바닥부터 벽 타일을 다 완성해야 해. 다이아몬드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타일을 기계로 잘 잘라야 하는데, 잘 못 자르면 모서리가 깨져 날라가거든. 그럼 끝난 거야.”

 

즐거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그에게 “타일이 그렇게 좋으시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 “잘 붙여 놓으면 뿌듯하지.” 그러면서 그가 한 마디를 더 얹었다. “자격증 따면 연락할게요.”

 

스케치저널.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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