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부족한 시의원들 때문에 자존심 상해
시흥시 자치행정위원회가 18일 행정사무감사기간 동안 돌연 생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이 소식을 듣자 맷돌의 어이가 빠져 버렸다.
시의회 의장은 8대 의회의 가장 큰 과제를 “어떻게 하면 의원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알릴까, 라는 것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시의회가 생중계를 통해서는 자주 정회를 하고 시민들이 보지 못하게 의원들끼리 논의를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안건상정과 결정에 대해 심도 있게 의논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는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는 지난 18일, 자치행정위원회가 4:3의 표결로 생중계를 하지 말자고 결정을 했다고 한다.
개인 사기업도 아니고, 시민의 공적 예산으로 운영되는 의회에서 시민과 약속한 생방송을 동의 절차도 없이 하지 않기로 했다니. 의원들이 평소 의회의 역할과 민주제도에 대한 의식을 어떻게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더구나 시의회가 시민과 합의한 내용을 어느 일부 의원이나 상임위가 ‘하지맙시다’로 결정해서 집행했다는 건 민주 이전 독재시대에 절어 있던 완장의식의 발현이다.
의회를 보면서 제일 곤욕이, 자질이 부족한 의원들을 보는 것이었다. 게다가 공과 사 구분도 못하고 의식도 없는 의원들을 보고 있자니 시흥시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지역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시민들을 도처에서 만나게 된다.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자격 안 되는 의원들은 지금이라도 그 자리에서 내려와 주는 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나마 기여하는 길이다.
평범한 시민 누구나 유튜브 생중계를 10여 분만 보면, 공부를 한 의원과 하지 않은 의원을 금방 판별할 수 있다. 생중계는 의원들이 시민들에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노라 홍보할 수 있는 매체이고, 시민은 잘하는 의원을 판별해 응원할 수 있는 정보인 셈이다. 시민과 의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안 하려는 이유는 짧은 생각으로는 한 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공부 안한 게 들킬까봐.”
이번 자치행정위 생중계는 다음날 녹화로 올라온다. 이렇게 한 이유도 모르겠다. 조삼모사도 아니고 하루 미뤄 얻은 게 뭘까. 의식도 없지만 머리도 없는 것 같다.
2020년 6월 21일 시흥시의행정시민참여단 의사결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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