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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홍보

한날 구조된 형제들... “이제 ‘대가족’ 이뤘죠”

제법 큰 몸집과 덥수룩한 털언뜻 보면 우리나라 토종견인 삽살개와 같은 모습이지만자세히 보면 조금 더 특별하다아직 1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개구쟁이 밀루는 사실 태어나자마자 주인을 찾지 못한 유기견이었다.

 

▲ 밀루와 밀루 보호자 박주희씨 (40 세 )

 

박주희씨(40)가 밀루를 만난 곳은 시흥시동물누리보호센터시흥시가 운영하는 직영 유기동물 보호소다밀루를 보자마자 박씨는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믹스견특히 어린 강아지들은 성견 크기를 예상하기 어려워 입양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밀루의 특별함이 박씨를 시흥시까지 걸음하게 한 이유다.

 

“처음 밀루를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뛰어요센터에 마련돼 있는 야외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밀루를 봤을 때 운명을 느꼈죠”

 

시흥시동물누리센터(경기도 시흥시 뒷방울길 218)는 지난 2022년 운영을 시작했다전체 면적 4,156㎡ 내에 동물 보호 공간동물 병원입양상담실 등을 갖추고 있다유기동물의 구조부터 보호치료입양에 이르기까지 전반을 관할하며관내 발생 유기ㆍ유실동물 100여 마리를 수용한다.

 

▲시흥시동물누리보호센터가 매년 진행하는 유기동물 입양의날 행사

 

2025년 2월 현재까지 총 832마리의 유기견이 이곳에서 가족을 만났다입양률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에는 29%(188)였던 입양률이 2023년에는 34%(318), 지난해에는 49%(326)로 늘어났다.

 

밀루는 2023년 1시흥시 갯골생태공원이 보이는 비닐하우스 근처에서 발견됐다아직 엄마의 온기가 필요한 2개월 령이었다밀루의 동배 다섯 마리도 함께였다포동 222에서 구조된 여섯 남매는 발견된 지역 이름을 따 포동포유포돌포도포피포천으로 명명됐다.

 

“포동이라는 이름이 귀엽기도 하잖아요그게 발견된 곳 이름이라는 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요틴틴의 모험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강아지랑 닮았는데 그 이름을 따 밀루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어요”

 

▲현재 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

 

시흥동물누리보호센터에 있는 아이들은 시흥시에서 발견된 유실·유기동물이거나학대를 받았던 피학대동물 등 구조된 아이들이다 구조된 동물들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과 시흥시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분양 공고한다봉사자들의 개인 소셜미디어도 아이들과 입양희망자를 잇는데 큰 역할을 한다박씨 역시 한 시흥동물누리센터 봉사자의 게시글을 보고 밀루를 처음 알게 됐다.

 

입양 희망자는 예약 후 센터를 찾아 면담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입양 희망자의 가정환경과 양육경험특성 등을 고려해 파양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데 중점을 둔다.

 

“센터에 가서 상담을 진행했는데 제 환경에 대해 굉장히 면밀히 살피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이후 심사 기간이 일주일 정도 걸렸는데너무 간절해서 제가 어떻게 밀루를 잘 키울 수 있는지 의지를 담은 PPT를 만들어 담당자 분께 보내기도 했을 정도에요”

 

입양을 결정하면 백신 접종전염병 키트 검사중성화 수술 및 내장형 동물 등록 등이 지원된다이뿐 아니라 입양자는 6개월 이내 진료비미용비건강검진비 등 최대 15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흥시 동물누리보호센터의 특징 중 하나는 입양자 간 교류하며 반려동물 입양 문화의 선순환을 만들어 간다는 거다입양자들은 시흥동물누리센터 카페에 반려동물의 입양후기를 작성하고때로는 입양 홍보대사가 돼 활동한다뿐만 아니라 이들 간의 커뮤니티도 상당히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

 

“밀루가 총 여섯 형제예요모두 다 잘 입양이 됐는데밀루와 가까이 거주하는 두 형제와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나무 보호자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고나무(@bubbanamu)랑 밀루테리(@terry.terry.boy)까지 세 가족이 종종 만나 교류하고 있습니다이 아이들이 이어준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인 셈이죠”

 

▲밀루와 형제인 나무 ,  테리 .  회색털이 섞인 아이가 테리

 

이들은 지난해 11함께 첫 생일을 함께 하기도 했다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 구조된 형제들은 이제 함께 매년을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갈 수 있는 가족이 됐다.

 

밀루를 입양하기 전훈련소에 가서 보호자 교육을 받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던 박씨는 강아지를 키우며 겪는 문제들은 ‘유기견’이어서가 아니라 단지 ‘커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문제행동이 나타나면 보상을 주며 기다려 준 결과밀루는 의젓하게 성장했다.

 

“처음에는 다 서툴렀죠엘리베이터도 잘 못 탔고처음 위생미용 한 날에는 밤새 헐떡이며 괴로워하던 걸 보며 정말 아찔했어요나중에 여쭤보니 첫 미용을 하면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밀루와 함께 한 1박씨는 밀루를 통해 더 큰 세상을 보고 있다“밀루를 키우며 저도 함께 자라는 느낌이에요낯도 많이 가렸는데 밀루라는 공감대를 통해 새로운 인연도 많이 생겼고요” 인스타그램(@milou_theonly1)을 시작한 것 역시 유기견 홍보 봉사를 통해 한 생명의 삶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밀루가 조금 더 성장하고 나면 임시보호도 계획하고 있다는 박씨는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센터를 방문해 보라고 권했다“만남은 힘이 있어요밀루가 제게 더 큰 가족과 세상을 선사한 이 경험을 꼭 다른 분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동물누리보호센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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