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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세월호가 가리킨 건 법 위에 있는 쩐의 세상

"이승의 천국과 지옥은 염라대왕 대신 돈이 결정"


한국 정부는 진도 앞바다에서 생떼 같은 학생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돈만 숭배하는 한국 사회가 정부와 합작해서 저지른 ‘민간인학살’이다. 이 나라의 상류층이 원칙대로 일하려는 사람들을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완벽하게 도태시킨 결과다. 


이번 사건에는 수백 명의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어서 그 범죄의 질이 더욱 추악하다. 일제히 노란 옷을 맞추어 입은 공직자들은 진도의 이곳저곳에서 서성대기만 한다. 선장만 잡아서 죽일 사람 취급하는 것도 거북하다. 경험도 없는 선원들을 그렇게 근무하게 한 회사와 이 사회의 관행들을 그대로 두고 자기들끼리 발뺌하느라 다투는 꼴이다. 


곧이곧대로 규칙을 지키려는 사람을 비웃는 사회는 위기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는 왜 그 모양이냐고 분개하는 소리가 가득하다. 잘못된 일의 근본을 따져가자면 결국 우리 자신에게로 원인이 돌아온다. 백성들은 제 수준만큼의 정부를 갖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잘 났는데 정부는 엉망인 경우는 없다.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저들끼리 좌파 우파 따지면서 욕설을 주고받는 그런 싸움은 아예 쳐다보지도 말고 동네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동네들이 모여 국가가 되고 아시아가 되고 세상이 된다. 동네에서 원칙을 세우고 정부를 만들고 명예로운 정신들을 살려야 한다. 노력한 만큼 보답 받고 인간관계보다 규정이 앞서는 질서를 동네에서부터 만들어야 한다. 


오늘 한국사회를 다시 돌아본다. 편법이 법이 되고 모든 귀한 것들의 위에 ‘돈’이 자리 잡고 있다. 진도 앞바다 사건 이전에도 도처에 억울함이 존재했다. 사리에 맞지 않는 일에 대해 분노하는 것도 ‘무능한 자들이 거는 시비’로 취급받는 세상에서 유일한 대책은 은둔밖에 없었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고 믿고 떠나는 길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냥 떠나기가 미련이 남아 마을에서 신문을 만든다. 가난한 신문사의 발행인이라는 명함 뒤편에서 들리는 ‘돈 없는 명예는 수치스러운 것’이라는 아귀들의 말을 씹어 넘긴다. 진도 참사 이후에도 한국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지옥에서 살 것이다.


주영경 장곡타임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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