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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마을풍경] 혜진 씨의 '밝음'은 공공재

"낮은.. 겸손.. 강한.."

 

 

글담에서 만난 지혜진 씨. 툭툭 던지는 말들마다 사람들의 리액션을 이끌어낸다. 얼굴에 밝은 미소는 덤이다. 유튜브 영상콘 텐츠 ‘집순이개수다’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박수빈 씨는 그를 “ 센스가 있고 순발력이 좋아 항상 분위기를 잘 이끄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런 모습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

 

6월의 어느날 공원에서 마주한 혜진 씨는 모카브라운의 긴머리, 자연스런 웨이브 파마, 건강한 피부와 맑은 얼굴에 오렌지와 핑크색 계열 립스틱을 바른 모습이었다. 쌍꺼플이 있는 긴 속눈썹에 마스카라까지 그녀를 살피는 재미가 있었다.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나라” 그녀의 SNS에 쓰여진 문구이다. 그녀의 평소 소신과 가치관이 짐작 가는 부분이다. 혜진 씨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며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라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통해 정화가 된 느낌을 받았고, 앞으로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검정 선글라스에 굽이 없는 운동화를 신고 당당하게 걸어오는 혜진 씨는 생기 발랄 그 자체다. ‘집순이개수다’ 같은 멤버인 김경순 씨도 혜진 씨를 “여성스러우며 유아스러운 면도 있어요. 아직 드러내지 않는 다양한 재주가 있어 보이는 여자예요.”라며 “잘 웃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평했다. 반면, 혜진 씨는 가족들에 대해서는 조용한 가족, ‘정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차이 때문에 가끔 스트레스도 받는다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같은 아파트에, 같은 직업군을 가진 이웃이었다. 공통된 부분을 발견하고 보니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내일이 아닌 오늘을 위해 사는 지혜진 씨. 의로운 삶이 좋다는 그녀는 무게감 있는 밝음을 지닌 사람이다. 좋은 사람과 나눈 이야기 덕분에 함께 밝은 사람이 된 기분이다.

 

이 글은 2020년 7월 글쓰기 프로그램인 '글담'의 결과물입니다.

 

시민저널.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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