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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D는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방향을 선도하기 위해 교육과 비평을 주 활동으로 합니다. 시민 자신들이 주체적으로 미디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마이크로시민저널리즘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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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핸드폰 진동 소리에 강 씨(가명. 정왕4동)는 잠을 깼다. 손을 더듬어 폰을 찾았지만 자신의 전화는 수면 중이었다. 일어나 모든 방을 돌아다니며 가족들의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진동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잠을 설친 날도,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 시간만 되면 4~50분 가량 핸드폰 진동소리가 집안 전체를 울렸다. 

 

며칠 간 잠을 설친 강 씨는 오전이 지나자 저장되어 있던 윗집 카톡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래층입니다. 이사하시고 동네 지내실만 하시던가요?” 이렇게 안부 인사로 시작된 문의는 “혹시, 선생님네 핸드폰 알람이 아침 6시로 설정이 되어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예상 대로였다. 

 

밑에 층이 비어 있는 주택에 살다가 아파트 7층으로 이사 온 새댁은 핸드폰을 방바닥에 놓았을 때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진동 강도를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본인은 진동소리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죄송하다, 그럴 수도 있다, 정도의 인사로 마무리가 되었다.

 

몇 달이 지난 어느날 새벽 5시, 강 씨는 다시 핸드폰 진동소리에 잠을 깼다. 설마.. 윗집이랴 생각한 강 씨는 다시 온 집안을 뒤졌다. 진동소리의 위치는 윗집이었다. 강 씨는 이번에도 카톡에 메시지를 남겼다. ‘이 시간에도 진동이 울리네요. 진동 좀 ㅠㅠ’

 

그날 오전이 되자, 윗집으로부터 답변이 왔다. “죄송해요. 창틀에 올려 놓았는데도 아래층까지 울렸나 봐요. 죄송해요. 다른 곳에 놓을 게요. 또 울리면 바로 연락주세요. 더 신경 쓸게요.”

 

미안해 하는 윗집의 메시지를 받고 강 씨는 오히려 참을 걸 그랬나 싶었다. 가끔 뛰는 아이 발자국 소리는 참을 수 있지만, 새벽에 핸드폰 진동소리는 이불을 뒤집어 써도 해결되지 않는 고통이었다. 강 씨는 할 말은 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쪽지가 붙어 있는 홍삼스틱 세트가 문 앞에 놓여 있었다. “본의 아니게 자꾸 피해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해요. 진동이 울리면 바로 연락주세요. 이젠 안 울릴 거지만요. 건강하세요” 윗집 새댁은 이사 전 인테리어 공사 때부터 지금까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쳤다며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 

 

강 씨는 그날 저녁 퇴근길에 제과점에 들렀다. 윗집 아이가 좋아할 만한 팽수 케이크와 롤빵을 사서 윗집으로 갔다. 평소 그 시간이면 집에 있을 시간인데 대꾸가 없었다. 대문 문고리에 빵과 케이크가 담긴 봉지를 걸어 놓고 카톡을 보냈다. “받기만 해서... 아이 좋아할 만한 케이크 하나 놓고 왔습니다”, 한 참이 지나서 새댁에게 답장이 왔다.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은 일이 있어 집에 가지 못하고 내일 아침에 챙겨가겠습니다. 안 주셔도 되는데 잘 받겠습니다.”

 

스케치저널.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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