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이 시작한 비대위, 20여일 만에 현재 800여명 밴드 가입"
"시장실 찾아갔다가 면박만 받아"
"노용수 의원이 자원순환특화단지에 끝까지 반대한 이유"
최근 죽율동 주민들이 신시흥전력소 주변에 조성 계획 중인 ‘자원순환특화단지’ 사업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역 주민들은 자원순환특화단지(이하, 자원순환단지) 반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자원순환단지가 폐기물처리와 가공 및 제조업체들이 입주할 가능성이 크고 그로 인해 인근 정왕동과 배곧동, 장곡동, 거모동 일대까지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 수질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 사업은 검토나 협의가 아닌 전면 백지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원순환특화단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2개월 간 뒷얘기
방용배 비대위 위원장은 2017년 동대표를 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었으나 당시 주민들의 동의와 호응을 얻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2년 후, 동대표를 그만두고 있던 지난 6월 하순 경, 방 위원장은 아파트 카페에 우연히 어느 주민이 올린 자원순환단지에 대한 우려의 글을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자원순환단지 반대 글을 적극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7월 중순, 6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 이 건에 대해 1차 총회를 열었고, 그때 자발적으로 비대위에 참여한 위원들은 단 2명이었다. 자신을 포함한 3명의 위원들이 호소문을 만들어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곳곳에 붙였고, 이 과정에서 지난 3월에 아파트 주민들 대상으로 조사한 자원순환단지 찬반투표(90% 이상 반대)용지가 시에 전달되지 않고 아파트 관리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7월 말 경, 뒤늦게 투표용지를 시에 전달하기 위해 시장실로 찾아갔으나 시장은 만나지 못하고 오히려 “지난 행정부에서 일어난 걸 가지고 왜 이러느냐.”는 핀잔만 듣고 나왔다. 방 위원장과 위원들은 온 김에 지역구 오인열 의원이라도 만나자고 의회를 들어갔지만 2층 의원실은 모두 부재 중이었다. 3층이라도 가보자 싶어 올라가 보니 의원이 있는 의원실이 한 곳이 있었다. 노용수 의원실이었다. 방 위원장과 위원들은 무작정 노용수 의원실에 들어가 우리 말 좀 들어 달라며 앉은 것이 2시간을 넘겼다.
노용수 의원의 처음 인사는 “왜 이제 오셨냐.”였다. 주민들은 이 때까지도 "노용수 의원이 자신들의 지역구 의원인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방 위원장은 15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날을 떠 올리며 “마치 하늘이 정해 준 만남 같았다.”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준 노의원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3일 저녁 8시, 비대위는 푸르지오6차 1단지 유즈센터에서 주민 450여명이 모인 가운데 3차 총회를 열고 이 자리에 임병택 시장이 나와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 시장은 이날 휴가라며 불참했고 스마트사업단 이충목 단장과 담당공무원, 박춘호 의원, 안선희 의원만 참석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례('시흥 에코밸리 주식회사 설립 및 출자 등에 관한 조례안')는 지난 5월 13일에 의회 도시환경위원회에서 열렸다. 당시 노용수 의원은 도시환경위원회 상임위에서 이 사업의 목표와 당위성이 부족하다며 홀로 강하게 반대했으나 조례는 4:2 표결로 통과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사업을 위한 조례가 통과되었다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은 거의 없었다.
관련영상 https://youtu.be/IbeAdSYTPlY
15일 본사는 노용수 의원에게 자원순환단지를 왜 반대했는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 목적 이미 상실돼, 업자 이익을 위해 조성하는 꼴"
"혐오시설이 있다고 다른 혐오시설을 집어 넣어 그 지역을 더 넓히는 건 올바른 행정 아냐"
"장기적으로 토지이용 가치를 높이려면 변전소 이전해야"
■ 이 사업을 주민들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백지화가 가능할까요?
“시 입장에서는 산업단지 물량 받는 게 쉬운 일도 아니지만, 시 입장에서는 이점인데, 이걸 반납해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죠.”
■ 자원순환단지를 반드시 해야 하는 걸까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가 자원순환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이유는 산재되어 있음으로 도시미관을 해치는 고물상들을 한 곳에 모으겠다는 건데, 시흥에 미등록 포함해 고물상들이 대략 2500여 개가 됩니다. 자원단지 조성해야 120여 개 밖에 입주를 못해요. 거기에다가 영세업자들이 땅을 살 수가 있느냐, 그것도 어렵다고 봅니다. 자원순환단지 조성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거죠.”
■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정왕역 주변의 고물상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이 사업이 특정지역을 찍어서 수의계약을 해 줄 수가 없어요. 시흥시 전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해야 해요. 이 사업으로 정왕역 주변의 고물상 환경 개선을 하겠다는 건 맞지 않죠.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이 이 건에 대해서 동의를 하느냐. 안하잖아요.”
■ 산단 조성 목적의 명분이 약한데 굳이 집행부가 이 사업을 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저가의 땅을 매수해서 분양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업자의 입장이지, 시흥시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자원순환단지는 F군과 S군이 들어올 수 있는데 F군은 고물상들이고 S군은 제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산업단지라고 봐야 하는 거거든요. 산단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시화공단보다 작은 산단을 만드는 거잖아요. 땅 값이 싸니까 업자의 이익이 많이 나는 거죠.”
■ 의원님이 이 사업에 반대하시는 이유가 또 있다고 하시던데...
“도시계획적 측면이나 시흥시의 미래 모습으로 봤을 때, 그 옆에 V-CITY가 생기잖아요. 또 그 옆에는 거모공공택지가 생기잖아요. 양쪽에 좋은 신도시를 만드는데, 중간에 자원순환단지라는 혐오시설을 만들면 도시가 성장해서 옆으로 팽창해 나갈 때 이 건(자원순환특화단지) 때문에 저해 요인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장기적으로 도시계획 그림으로 봤을 때에는 그곳에 자원순환특화단지가 들어오는 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변전소가 있어서 토지의 이용가치가 없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시 입장에서는 변전소를 옮겨서 토지의 가치를 높일 생각을 해야지, 변전소 때문에 다른 게 안되니까 또 다른 혐오시설을 집어 넣어서 혐오시설을 더 넓히는 거잖아요. 이게 올바른 행정이냐,라는 거죠.”
한편, 시는 2022년 말까지 정왕동 신시흥전력소 일대 28만4천500여㎡에 민간투자방식으로 1천500여억원을 들여 자원순환특화단지를 조성해 관내 개발제한구역에 난립한 1천100여개의 재활용 업체(일명 고물상) 중 수질이나 대기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업체를 중심으로 120여개 업체를 선정, 입주시킬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12년 12월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마치고 2014년 환경부로부터 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 승인을 받았다. 올해 말 사업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 설립한 뒤, 내년 상반기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산업단지 조성계획 승인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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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4 - [최근 주요 이슈] - 죽율동 주민들 "자원순환특화단지, 정치인들 무책임하다"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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