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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정작 시민들, '서울대 온다는 것 외엔 아는 바 없어'


정왕타임즈 4호 3면


지역주간신문 ‘뉴스라인’과 시민단체 ‘시민의 힘’은 시흥시청이 서울대에 1조원에 이르는 시민의 재산을 퍼 주려한다고 주장했다. 정왕타임즈 창간 기념 시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대에 대한 무상지원에 시민들의 여론은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스스로 필요한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청은 1조원이라는 금액의 근거를 알 수 없다며 언론과 시민단체가 사실을 잘못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조원 무상지원이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주장들을 소개한다. - 편집자 



무상 제공 1조 원, 토지 조성원가와 감정가에 의한 시세차익으로 모호한 산출 금액 


지난 8월 초 시흥시청은 군자신도시 서울대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라건설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라건설은 아파트 49개동 6천 7백 채, 오피스텔 3개동 1054실을 지어서 분양하고 그 이익금으로 서울대 사업에 필요한 토지와 건물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시청은 시내 곳곳에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라건설이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는 홍보물을 내 걸었다.  

그리고 2개월 후인 10월, ‘뉴스라인’이 한라건설이 제시한 조건들을 단독 취재해서 보도하면서 서울대에 ‘1조원을 퍼준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라건설이 제시한 조건에는 평당 토지가격이 87만원으로 되어 있었다. 조성원가의 25% 정도인 평당 87만원에 27만평의 부지를 매입하여 그 중 7만평은 주상복합 등 건물을 지어서 팔고 그 이익금으로 20만평의 땅에 서울대가 필요로 하는 건물을 지어 주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10월 초에 ‘시흥시민의 힘’ 등 시민단체에서 다시 ‘1조원 무상제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토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조원이라는 금액의 근거로는 한라건설에 평당 87만원에 부지를 넘길 경우와 27만평을 20만평은 교육용 부지로 조성원가에 팔고, 주상복합시설물이 들어설 7만평은 감정가로 팔 경우와 비교한 차액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해 시청은 1조원이라는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시가 서울대에 땅을 무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건설회사에 파는 것이라고 지난 10월 기자회견 자료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김윤식 시장은 시의회에서 조원희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중에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부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세계적인 상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방자체단체, 대학유치 위해 건물 무상 제공은 세계적 상식?


서울대에 땅을 무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건설회사에 팔 뿐이라든가,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지어주는 것이 세계적 상식이라든가 하는 내용은 궤변이거나 허언이다. 다만, 시흥시가 서울대에 제공하는 지원액이 1조원에 이른다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시청의 논리대로 추론하면 서울대가 오지 않으면 아파트든 상가든 분양이 되지 않을 것이고, 서울대가 와야 비로소 부동산의 가치가 실현되므로 1조원이라는 금액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서울대가 오기 위해서 1조원을 내 놓아야 한다면, 1조원을 주어야 비로소 1조원을 퍼 준다는 주장이 성립한다는 복잡한 논리가 성립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물고 물리는 논리적 문제인 것이다.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군자신도시에 서울대 외에 기업 유치는 왜 고려하지 않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김윤식시흥시장은 “온다는 기업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라고 되받았다. 노력해 보았지만 그런 기업이 없었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김 시장은 2년 전 지역신문과 인터뷰에서 외환위기 보다 더 힘든 경제위기에서 토지 분양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대 유치가 군자신도시 미래에 핵심적 사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택지분양을 하다보면 건설업체들이 한결같이 서울대가 오느냐고 묻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대 없이 토지 분양이 어렵고 토지를 빨리 팔지 못하면 군자지구매입 등으로 빌린 빚에 대한 이자부담도 계속 된다는 주장이다. 


김 시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2006년 시청이 군자지구를 한국화약으로부터 매입할 때 반대했던 이유도 말했다. 기초자치단체가 대규모 토지를 매입해서 개발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자지구 서울대 사업은 인천 송도의 연세대가 모델이라고 말했다. 


기업유치의 어려움, 기초자치단체로서 버거운 사업, 인천 송도 연세대 방식 답습, 이 모든 내용을 요약하면 시흥시가 군자신도시 사업을 주도하기에 애초 적합하지 않았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송도 연세대의 학교 운영비까지 지원하는 인천시는 광역자치단체다. 


연세대에 이어 중앙대 유치 뿐 아니라 외국의 대학들 유치에도 나서고 있는 인천광역시와 비교하여 남양주, 파주 등 기초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대학유치 사업들이 무산되었거나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시청은 지난 10월 새누리당과 시민단체들이 서울대 관련 협상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주장에 대해 서울대와 한라건설과 벌이는 3자 협상에서 합의안이 나오면 그 내용에 대하여 시의회와 시민들의 의견을 물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시민단체, 시민협의회를 통해 시민의견 수렴 우려


그리고, 지난 13일 시청 홈페이지에 시민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공고가 나왔다. 시흥시를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역별 토론회를 거치고 종합 토론회를 한차례 열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 토론회를 통해 시민협의회를 구성해서 시민의견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협의회를 3자 협상 완료 시점까지 운영할 예정이며 그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다. 


조만간 3자(시흥시, 서울대, 건설사)협상에서 1차 합의안이 나오면 그 안에 대하여 토론회와 시민협의회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협상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시청의 이런 방침에 대하여 시민의 힘 임승철 대표는 강하게 반대한다. 특히 협의회 구성을 통한 여론수렴 방식에 대하여 의구심을 표시했다. 형식적 활동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다. 임 대표는 “사안의 중대한 점을 고려하면 주민투표가 원칙이지만 비용이나 절차 때문에 어렵다면 시민 여론조사 정도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영경 보도국장(정왕타임즈 편집장). ig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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