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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시민에겐 '을'시장, 갑질 공무원에겐 '갑질'시장되겠다

“시흥시는 허니문 기간(비판적인 기사보다 홍보와 같은 우호적인 기사를 보도하는 기간)을 몇 개월 주십니까? 다른 도시는 한 3년 6개월도 준다고 하시던데...” 


임병택 당선인과 시흥지역언론사들 차담회하는 모습


임병택 당선인은 21일 오전10시, ABC행복지원센터 칸타빌레 카페에서 지역언론사들과 1시간 가량 차담회를 가졌다.


임 당선인의 가벼운 인사말로 시작한 차담회는 시간이 갈수록 시흥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때에 따라서는 오프더레코드를 당부할 만큼 솔직한 얘기도 오갔다. 간담회가 끝나고 임 당선인은 “가볍게 차 나누며 인사하는 자리로 생각했는데 이런 깊은 대화가 오갈 줄은 몰랐습니다. 이건 차담회가 아니라 기자회견이네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다음은 언론사 기자들과 나눈 주요질문과 답변을 요약 정리한 것이며, 언론사 명은 기록하지 않았다(편집자 주).  


임병택 시흥시장 당선인


먼저 ‘새로운시흥’이란 기치를 내 걸고 인수위를 꾸렸는데, 어떤 비전으로 인수위를 구성했는가,라는 질문에 당선인은 행정인수위와 자문위원회, 자신의 관점을 담은 시민인수위 등 크게 세 축으로 구성했다고 답했다. 100명으로 구성될 시민인수위는 현재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시흥YMCA 이환열 사무총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 총장은) 저와는 정치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고, 제가 부탁드려서 모신 분입니다. 시민인수위는 50~100일 후에 임기를 마치고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라고 시민인수위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바라지’, ‘생명도시’ 용어 이해하기 어렵다. 시민 눈높이의 쉬운 행정용어 사용하겠다” 

“아카데미사업 취지와 의미는 좋았으나 정치적인 오해 아쉬워” 


‘새로운시흥’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김윤식 행정부의 정책 및 사업들과 얼마나 상이한 것이냐는 질문에 당선인은 “김윤식 시장에 대한 평가는 공8과2(功八過二)”라고 높게 평가하며, “한편으로는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정책적인 측면에서 엘리트적인 행정용어에 대한 이견을 밝혔다. 이를테면 문자를 보낼 때 한·영 키를 전환해야 하는 ‘ABC센터’라는 용어 보다는 ‘소래산예술타운’ 등의 이해가 쉬운 명칭을 예로 들었고, ‘복합커뮤니티센터’라는 용어 또한 시흥시민들의 평균 정서에서 이해가 쉽지 않다며, 보다 행정용어들을 쉬운 용어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자신의 정책적 차별성이라고 밝혔다. 


당선인은 ‘바라지’, ‘생명도시’라는 용어를 두고 시민들이 아직도 이해 못하고 있는 용어일 거라며 “개인적으로도 어렵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기존 시흥의 브랜드 용어를 그대로 갖고 갈지 말지는 자문위원회와 시민위원회라는 틀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사업에 대해서는 “필요하고 취지와 의미는 정말 좋았다.”며 “다만, 진의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정치적 오해를 입은 것이 결정적 실수였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시행정부가 겪은 시의회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시행정부뿐만 아니라 시의회도 시민을 대표하는 헌법적 기구”라고 강조하고 “대등하고 파트너 관계로 의회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이어갈 것이며, 자신 있다.”고 답했다. 


"건강한 지방언론을 위해 자치정부의 전폭적 지원 필요"


특히 기자들은 언론의 비판적 기능을 편향적으로 보거나 정치적 성향으로 보는 행정부의 시각과 정보의 비대칭 현상, 특히 시에서 나오는 보도자료에 비해 역으로 행정부에 전달되는 지역기자들의 뉴스량이 적어서 생기는 언론생태계의 문제들을 언급하며, 당선인의 지역 언론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당선인은 “저는 지방언론 육성론자”라며 “건강한 지방언론을 위해서는 자치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참여정부부터 민주주의의 실현과 거대한 언론권력에 대한 방안으로 건강한 지방언론 육성을 생각했습니다.”라고 언론에 대한 기본 철학을 밝혔다. 그러면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른 지역 언론들의 자구노력이 필요합니다. 행정부는 시민들의 알권리에 충족하기 위해 최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이며, 무엇보다 언론의 감시견(watch dog)의 역할에 충실한 정교한 팩트(fact)와 공정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언론관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간담회하고 있는 지역언론 기자들


“서울대 RC 유치 조건 변한 것, 오히려 잘 된 일. 새로운 스마트캠퍼스 만들 수 있는 기회” 


서울대사업과 관련해서는 시장과 서울대총장만으로 풀어갈 내용이 아니라며, 장·차관과 청와대까지 만나서 세일(sale)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공약인 시흥을 수도권 중심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대사업이 성공해야 하며, 또한 서울대와 산업기술대, 경기과기대가 함께 지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고 직장과 거주가 함께 하는 직주일체의 미래형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사업은 이미 협약서에 그림이 다 나온 거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대가 아직 진도를 못뺏더라고요. 총장이 바뀌니까”라며 “차기 시장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 놓은 상태입니다. 2~3일 동안 인수위를 통해 스크린을 한 후에 서울대사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현재 개인적인 통로로 서울대와 접촉하고 있고 취임 이후 대통령 승인절차 이후에는 본격적인 신임 총장과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RC(residential college, 기숙형 대학)계획이 예상 못한 저항에 부딪혀 협상 조건이 바뀌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잘 된 것”이라며 “RC보다 샌프란시스코, 스텐포드대학, 실리콘밸리가 3각 성장동력이 된 것처럼 스마트캠퍼스로 다양한 외자유치까지 포함해 유연한 미래캠퍼스와 도시로 그림을 새롭게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대사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갑질 공무원에겐 ‘갑질’하는 시장되겠다. 시민에겐 ‘을’시장” 

“인사정책 인성과 성과에 대한 계량화 고민” 

“여전히 인사청탁 남아 있어” 


당선인은 “시민들에게 ‘갑질'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그분들에겐 ‘갑질' 할 것이고, 시민들에게는 철저히 ‘을’이 되겠다.”며 시 공무원 인사정책에 대해 말을 이었다. “경선 통과한 이후로 부터 많은 분들의 인사청탁을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임병택은 가장 공정해야 합니다.”라고 인사청탁을 거절했다며, “지금까지 인사청탁이 없어지지 않았더라”고 아쉬워했다. 


당선인은 “임병택의 첫 번째 인사원칙은 공직자로서의 자세입니다. 특히 시민에게 ‘갑질’하는 공무원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친절지수를 계량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 중에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성과 부분에서도 가중치를 두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으며, 공정함에 있어서는 목숨처럼 지켜가고 싶습니다”라며 새로운 시행정부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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