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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아티클

생명, 참여, 분권 세 가지 질문

[라디오 논평]


 

05년 11월 함현복지회관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은 06년 5.31 지방선거 시흥시장 후보자를 뽑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여러 후보들이 자신의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열심히 정책들을 내 놓는 와중에 단연 눈에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그는 A4용지 몇 장 책상에 올려놓고 발언하는 이들과는 달리 수북하다고 표현할 만큼 많은 자료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적당한 톤으로 자신의 역량과 생각을 전달해 나갔다. 그가 천신만고 끝에 지금의 시흥시 김윤식 시장이 되었다. 


그를 만난 이들은 그의 생각과 철학이 좋다고 말한다. 이미 중앙부처에서 경험한 행정 집행능력도 갖추고 있어 시흥시를 이끌어가는 리더로도 적당하다고도 평을 한다. 그러나 그가 막상 시흥시 행정을 손에 쥐고 펼치면서 얻은 별명은 ‘센터시장’이었고 ‘김계장’이었다.


지난 6월 27일 김윤식 시장은 ‘민선5기 취임 2주년 언론인 초청간담회’에서 ‘생명’, ‘참여’, ‘분권’이란 키워드를 제시하며 시흥의 새로운 100년을 다짐했다. 하지만 그가 그동안 행정 수장으로서 걸어온 뒤안길을 살펴볼 때, 이 구호들은 수사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지난 몇 해 동안 시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수자원공사와 대항하고 서명을 받아 중앙부처에 압력을 넣고, 기업과 싸우는 과정들 속에서 시민들의 손발이 되어야 할 그가 취한 행보는 100년을 다짐하는 그의 키워드와 잘 들러붙지 않는다. 


김윤식 시장이 제시한 키워드 세 가지에 질문을 던진다. 


째, 양적․하드웨어 중심의 ‘성장․개발’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생명’을 키우자면서 군자배곧신도시에는 그야말로 양적․하드웨어 개발 페러다임에 딱 들어맞는 서울대 중심의 의료 산학클러스트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구나 현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의료민영화에 날개를 달아주는 의료사업단지를 말이다. 그곳의 그림은 과연 시민이 참여를 통해 그린 그림이며, 몇몇 주민들의 찬동이 모든 시민들의 동의의 표시라고 할 수 있는가. 이것이 과연 ‘생명’이라는 키워드와 어떻게 연계해서 생각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째, ‘참여’를 넘어 시민이 ‘주인’, 또는 ‘주인 노릇’을 하게 한다는 표현은 읽으면서도 이내 목에 가시 걸리 듯 삼키기 불편하기만 하다. 김 시장의 인식변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주인노릇’이 아니라 이미 민주주의 태동부터 시민은 주인으로 자리했다. 김시장은 여러 센터를 만들어 시민 없는 시민단체, 또는 유관기관에게 사업을 위탁하는 수를 늘렸다. 그리고 ‘센터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금은 이를 ‘참여’, 또는 ‘주인 노릇’이라 말한다. 김윤식 시장은 진정한 참여를 원한다면 이렇게 했어야 한다. “이제 시민들의 의견이 있는 곳에는 제가 기꺼이 만사 제쳐 놓고 참여하겠습니다.”라고... 


째, ‘중앙의존적’ 행정을 탈피한 ‘분권’을 말했다. 이 또한 그럴듯하게 보이는 수사다. 분권이 내포하는 의미는 독립된 민주 주권이다. 그만큼 외부로부터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동체의 안정과 번영을 이어갈 수 있는 힘과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흥시는 전국에서 투표율이 하위에 머물 만큼 시민들의 관심도와 참여가 떨어지는 곳이다. 시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빈약하다. 이는 시흥시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된 구조가 만들어져 있지 않으며, 독립이란 단계를 언급하는 시기와 맞지 않다는 방증이다. 


김윤식 시장은 역대 시장 중 가장 말을 잘하는 시장이다. 반면에 행정을 수행하는 보폭은 듬성듬성 허점이 많다. 김윤식 시장을 오래토록 지켜보는 이들은 이것이 공작의 날개처럼 화려한 방어기제는 아닌지 걱정스러워 한다. 시흥시가 대외적으로 여러 이벤트를 보임으로써 근근이 지역 이미지를 유지해 가지만, 서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실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도 지역 곳곳에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많은 일들이 있다. 그 일들에 김윤식 시장은 과연 어떻게 대처하고 시민들 속에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100년의 다짐은 입 안으로 다시 삼켜 마음에 담아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드러난 시민들 몇몇에게 통하는 그럴듯한 수사보다는 드러나지 않은 시민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금보다 100배를 더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설득하려는 권력자보다 보폭 짧은 걸음으로 지역을 꼼꼼히 다니며 시민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권력대행자로서 남은 임기 동안 진정한 봉사자가 되주길 바란다.


작성: 2012. 06. 28                      제보: srd20@daum.net, 트위터, 페이스북: Rdo20  


본 기사는 알권리 충족과 정보공유를 위해 개방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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