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정왕동 시립도서관이 있는 중앙공원을 지나는 중이었습니다. 무대에서 누군가가 움직이고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동작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껑충껑충 뜀뛰기도 하고 팔을 뻗어 지르기도 하네요. 어르신들을 비롯한 동네 주민들이 모여 저녁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와 복싱을 융합한 태보운동이라고 하는군요.
운동을 마친 어르신들은 활기가 넘쳐 보였습니다. 옆에서 구경하던 저에게 어느 주민이 서명 용지를 건넵니다. 무엇인가 보았더니 운동모임을 이곳에서 꾸준히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서명이었고, 저녁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무대에 설치되어 있는 조명을 켜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저녁 8시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시간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그 시간이면 날이 어두워져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운동모임을 만든 이수복(정왕동) 씨는 과거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그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가 뭘까 생각하다가 이 곳에서 혼자 태보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첫날은 한 명, 둘째 날은 두 명.. 그렇게 모인 분들이 지금은 3~40명 정도 무대 주변에 둘러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수복 씨는 음악을 틀기 위한 조그만 엠프와 저녁 야간에 사용할 라이트를 직접 들고 다니며 5개월째 태보운동 모임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모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이 공원에서 함께 땀 흘리며 운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군요.
이 자발적인 운동모임이 뿌듯하셨는지 함께 계시던 어느 아주머니께서 하필 사람들 없는 날 오셨냐고 하소연 하십니다. 모임을 자랑하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풋살경기장 야간 운영하는 모습
저녁을 먹고 다시 이곳을 찾은 시각은 밤 9시30분. 이미 이 공간은 어둠에 묻혀버렸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나온 시각 밤 10시, 반대편 풋살 축구경기장에는 환하게 켜진 조명 아래에서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늘 텅빈 채로 우두커니 세워져 있던 중앙공원 무대 주변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니 정왕동도 이제 사람들 사는 동네 같아 보였습니다.
이곳에서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과 하루 1시간 정도 무대 위에 달려 있는 조명을 밝혀 달라는 이 분들의 요구가 전해져 중앙공원 무대 주변이 시민들 체육문화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민들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함께 문화를 형성해 가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고 목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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