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스마트고등학교(김종호 교장) 뷰티아트과에 재학 중인 최서윤 (2학년)과 신정하 (2학년)는 중학교 때부터 진로가 선명했다. 서윤이는 중학교 때 산학협력을 통한 진로체험 중 미용을 접하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중학생이던 서윤이는 부모님과 상의해 미용학원을 등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크업 자격증을 취득했다.
경기스마트고에 뷰티아트과가 신설된다는 소식은 서윤이에게 너무나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 시화공고(경기스마트고 전 학교명)에 대한 이미지가 나빴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그 학교에 왜 가냐?”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부모님도 그런 영향 때문에 안산에 있는 국제비지니스고등학교로 진학을 권유했다. 서윤이 생각은 달랐다. 희망하는 학교가 가깝게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새로 생긴 학과라 시설도 깨끗하고 선생님들도 신경을 더 써 주실 거라 생각했다.
서윤이는 입학 당시 죽율동 푸르지오 아파트에 살았지만 지금은 이모집에서 학교를 다닌다. 1학년 때 부모님이 충청남도로 이사를 했다. 그렇다고 서윤이는 학교를 옮길 수가 없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과가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온라인클래스가 끝나는 월요일마다 서윤이를 충청도에서 시흥시까지 등교시키는 몫은 아빠가 맡게 되었다.
가끔 서윤이는 엄마에게 출근 전 피부관리와 메이크업을 해드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고객, 서윤이는 미용사가 된다. 그동안 학교생활에 관심이 적었던 부모님이나 부정적이었던 친구들도 이제는 학교 행사나 소식에 호의적이고 긍정적이라고 서윤이는 말한다.
장곡중학교를 졸업한 정하는 학교를 입학하고 나서야 시화공고에 대한 이미지를 접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마트고에 입학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나, 라는 질문에 정하는 “이미지는 우리가 바꾸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하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에게 메이크업을 해주면서 미용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는 미용학교로 진학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를 잘 아는 담임선생님이 스마트고 뷰티아트과를 찾아 추천해 주었다. 정하는 장곡중학교에서 스마트고로 혼자 입학했다. 정하가 경기스마트고를 입학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학교체험이었다. 부천에 있는 뷰티 관련 고등학교보다 경기스마트고에서 체험한 기억이 더 좋았다고 전했다.
스마트고의 수업은 현재 코로나 때문에 격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실습을 많이 하고 싶었던 정하에게는 아쉬움이 많다. 그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정하는 매일 정왕동에 있는 미용학원을 다닌다.
정하는 가끔 주말이면 엄마나 이모, 친구들, 심지어 남동생까지 네일아트 미용을 해 준다. 기자와 같은 동그란 손톱에는 어떤 네일아트가 좋겠냐고 물었다. 정하는 실습을 하듯 설명했다. “손톱에 유분을 먼저 제거하고 핀칭을 해서 손톱을 모아 교정해 주고…”
서윤이는 현재로서는 대학이든 취업이든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학교 성적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하도 미용관련 대학진학을 염두하고 있다.
Postscript.
서윤이와 정하는 새학기 두달이 지나가지만 아직 신입생 후배들을 만나지 못했다. 1, 2학년이 서로 격주로 등교하기 때문이다. 20일, 오후에 학교 교무실에서 만난 아이들도 마스크 덕분에 30여분 동안 서로 눈만 보며 이야기를 하고 와야 했다.
19년도 시화공고로 찾았을 때와 2년 뒤 찾은 경기스마트고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복도에는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펀칭머신 등이 비치되어 있었다. 화장실도 깨끗했고, 여학생 화장실이 늘었다. 뷰티아트과가 신설된 4층에는 미용시설이 구비된 깜끔한 실습실이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학교 건물마다 색상별로 밑줄처럼 포인트형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 경기스마트고에 근무 중인 한 교사는 이를 학교 눈썹이라고 표현했다.
경기스마트고등학교는 20년 3월에 21년된 시화공고 이름을 변경하고 뷰티아트과 2학급을 새로 신설해 신입생을 받았다. 21년 현재 뷰티아트과는 1, 2학년이 재학 중이다.
스케치저널.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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