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에 거주하는 중증 환자들이 암이나 뇌졸중 같은 큰 병에 걸렸을 때,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했던 불편이 한층 줄어들 전망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진료권역별로 최소 한 곳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규정 개정안을 이달 2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정부가 직접 건물을 새로 지어 대학병원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역에서 운영 중인 우수한 종합병원들의 체급을 올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데 있습니다.
그동안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 북부나 충남, 제주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은 중증 질환이나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지역 내에서 적절한 최종 치료를 받기 어려워 대도시로 먼 길을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기존 11개였던 전국 진료권역을 14개로 더 촘촘하게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이렇게 나뉜 권역 내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한 종합병원이 있다면 최소 한 곳 이상은 반드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도록 제도를 고치기로 했습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일반 환자들의 삶에는 실질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KTX나 장거리 이동을 통해 서울 대형병원을 오가던 수고를 덜 수 있게 되며, 1분 1초가 급한 중증·응급 환자들이 골든타임 내에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병원 입장에서도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얻게 되면 국가로부터 더 높은 진료수가를 받게 되고 지역 대표 병원이라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정부의 별도 건립 예산 투입 없이도, 지정 자격을 얻기 위해 지역 종합병원들이 자체 예산을 들여 첨단 의료 장비를 도입하고 유명 의료진을 유치하는 등 스스로 의료 수준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됩니다.
실제로 이번 지정 평가에는 기존의 상급종합병원 47곳 외에도 16곳의 지역 종합병원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어 총 63개 의료기관이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고시 개정이 진료권역별로 상급종합병원이 균형 있게 배치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국민이 어디에 살든 제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 중심의 의료체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저널. 김용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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