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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2014.05.10 17:07 M·C Journal

정왕동의 또 다른 정왕동 주택단지(구 이주민단지)가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후 겉으로나마 정갈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알고보니 청소노동자들의 값싼 노동의 결과였다.


한때 시흥시 정왕동 주택단지는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그 뒤로도 간간히 지역 언론에 정왕동 주택단지 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게 비춰졌지만, 정왕동 주민들 다수에겐 다른 동네 일이었다. 정왕동은 아파트 단지와 주택단지로 주거 환경이 구분 되어 있어 쓰레기 분리와 수거 방법 등 삶의 여건과 환경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택단지 내의 쓰레기 문제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만 절실한 환경문제일 뿐, 시흥시 주민들에겐 같은 지역의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관심 밖의 먼 동네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렇게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탓일까. 어느날부터 정왕동 주택단지의 쓰레기문제는 조용해졌다. 



정왕동 주택단지는 원룸촌이라 부른다. 사회적으로 실패한 사람들, 일용직 노동자, 외국인 등 다양한 층의 사람들이 이 곳에 모여 들어와 살고 있다. 이 지역은 정치인들에게 표가 되지 않는 동네로 알려져 행정에서도 관심 밖의 동네로 치부된지 오래다.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들이 모여 사는 정왕동의 외딴 동네, 주택단지를 며칠 동안 돌아 다녀 보았다. 예전보다는 훨씬 거리가 정갈해지고 사람 사는 동네처럼 보였다. 하지만 버려진 가구나 음식 쓰레기 등 여전히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가 골목마다 보이고 얼르고 달래는 쓰레기 경고문이 곳곳에 보였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정왕동 쓰레기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몇년 전처럼 동네 문제로 심각하게 부글거리고 있었다.



이 지역이 겉으로나마 정갈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건 이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쇠똥구리 역할을 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의 값싼 노동의 결과였다. 지역을 돌다 우연히 마주친 청소 노동자 아주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아주머니는 건물 안에서 나온 각종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었다. 이상한 건 쓰레기 봉투를 청소아주머니들이 사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쓰레기 문제를 다 책임지고 있어

청소노동자들이 맨 손으로 분리하고 종량제 봉투까지 구매해 처리하기도



“아줌마들이 이 일을 다 떠나요. 왜 내가 한 시간 , 두 시간 더 일을 해야 되고, 왜 내가 남의 쓰레기를 분리하고, 거기에 내 돈도 들어가요” 


아주머니들이 왜 돈을 들여 봉투를 사냐고 묻자..


“이 돈이 결국 어디서 나와야겠어요? 집주인요? 집 주인은 이렇게 말을 해요. 난 여기서 살지도 않고, 집주인이라고 해서 왜 세입자 쓰레기 비용을 내가 대느냐.  집주인은 건물 청소는 너희들 일이 아니냐. 그러니까 쓰레기도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이렇게 말해요. 정말 웃긴 게 가장 낮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책임지고 있다는 거죠.” - 청소아줌마 인터뷰 중


이런 실정이다 보니 청소하는 아줌마들이 쓰레기 봉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고물을 팔아서 충당하기도 한다. 


청소아줌마들이 쓰레기를 분리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건물에서 나온 쓰레기가 너무 많아 분리를 하지 않으면 쓰레기를 한 봉투에 담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노동 시간이 더 들어도 분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청소업체는 원래 주 업무가 건물 계단 및 먼지 청소를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었다. 그런데 그 업무가 건물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까지 처리해야 하는 일로 전가 된 것이다. 인터뷰 영상에 나온 청소노동자는 5월9일 확인한 결과 5년 동안 했던 청소업을 결국 그만 두었다. 



이 지역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자세히 현실을 파악하고자, 정왕동 주택단지에 10여년 동안 약 300개의 건물 청소업을 하고 있는 청소업체 대표 K씨에게 이 지역의 쓰레기 실상을 자세히 들어 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요점을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 중 몇 가지는 밝히지 말아달라는 요청으로 기록하지 않았으며, 신분 노출은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여 목소리를 글로 옮겨 놓았다. 


"청소업체는 건물 계단 청소 업무인데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건물에서 나오는 쓰레기까지 치우고 있는 실정"


“지금 현재 정왕동 주택단지의 쓰레기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건 청소업체입니다. 그런데 청소업체는 쓰레기를 치우는 업체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쓰레기 처리를 우리에게 미루거든요. 그러다 보니 때로는 청소하시는 아줌마들이 목마르면 우물판다고 자기 돈으로 쓰레기봉투를 사서 담기도 하고 그래요.” 


“쓰레기를 방치하다 시청에서 시정명령 내려가면 건물주는 결국 청소업체보고 얘기하죠. 그러면 우리는 쓰레기봉투가 없어서 치우지 못한다고 하면 ‘그래, 그럼 내가 두어 개 사줄게’하면 그때가서 한 번 치우고... 그러다 또 쌓이고..” 



"청소비가 10년 전 그 가격( 건물 당 약 10만 원 선)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고 오히려 그 가격을 더 깍으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 청소일 하는 아줌마들의 임금은 더 형편없죠. 청소업체들이 쓰레기 문제 때문에 하도 답답해서 시청을 한 번 찾아갔었어요. 쓰레기 버리는 사람은 일반 시민들이고, 시청에서는 안 가지고 가고, 우리 청소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얘기를 해도 들어먹지 않고, 너는 청소만 하면 될 거 아니냐 그런 깔보는 입장에서 말을 하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우리는 얘기는 안 되고 싸움만 되고, 불법으로 쓰레기 버리는 사람을 보고 뭐라고 했다가 네가 뭔데 그러냐며 욕을 하고 덤벼들곤 하니까.. 싸움이 붙어 가지고 경찰도 여러 번 불러봤어요."


쓰레기 투기 단속 좀 해달라. 시청 인력 없다


"그래서 우리가 시청에다가 요구하기를, 그러면 당신네들이 단속을 제대로 하던가. 쓰레기 버리는 방법을 찾아 주던가, 처음에는 건물주에게 쓰레기 봉투값을 받아라 뭐 이런식이야. 줘야 받지 줘야 받는 거 아니냐, 이랬더니... 불법 쓰레기에서 거주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벌금을 먹이고 그러는데 그것 가지고는 안 되고 현장단속을 하라는 얘기죠. 그런데 시청에서는 핑계가 인력이 없다는 거죠. 저희가 보기엔 출근시간에 많이 버리거든요. 집에서 나오면서 휙~ 집어 던지고... 정왕동 주택단지가 가장 심각한 거 아닙니까. 제가 볼 때는요. 2~3명만 지역을 돌아도 쓰레기 문제 많이 잡힙니다. 단속하는 사람들이 순회를 한다는 것만 알아도 효과는 크다는 거죠."



"지금 현재 시청에서 용역으로 길거리 청소하시는 한두 명이 단속을 하시는데 실상으로는 그 분들이 직접 단속을 하지는 않아요. 공식적으로는 두 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저희들이 볼 때는 이건 뭐 제가 이런 말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한 명이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그 분이 뭘 하겠습니까. 서류정리까지 혼자 다 해야 하던데 보니까.. 제가 알기로는 그 분이 공단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거기까지 쫓아 다니고요. 또 시청에 불법 쓰레기 민원이 들어가잖아요? 그럼 시청에서 거기 가서 쓰레기 치우라고 하면 그거 가서 치워야 하고 이런 식으로 다니는 분이에요. 그 분이 시간이 얼마나 남아서 얼마나 하겠습니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겨


"경기도에서 불법 쓰레기 단속이 1등이고 청소 실적 좋다고 평가 받고 그랬는데, 내부적으로 보면 사실은 시에서 한 게 아니라 청소하는 청소 노동자들이 한 거예요. 우리가.. 


지금 천지인 사업하시는 분들하고 얘기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어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불법 쓰레기 증거 획득하고 신고하면 풀어 헤친 쓰레기를 담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럴 경우 시청 공무원이 와서 공용봉투를 줘요. 그런데 천지인 사업하는 사람들 중에 그 봉투를 준다고 민원을 제기했던 분이 있고요. 그 사람들 중에 건물주인 분이 있는데, 저희가 청소하는 건물에다가 쓰레기를 몰래 갖다 버리는 사람이 있어요. 지금 시범사업거리가 그 분 사는 집 주위예요."


[사진= 천지인 쓰레기 분리사업 평일 모습]

[사진=청소아줌마들 쉬는 일요일 하루 모습]


"그 분들 하는 사업에 대해 저는 부정적으로 보는 게, 한 달인가 쓰레기 봉투를 지급해 준대요. 그렇게만 가면 우리는 좋아요. 그런데 그렇게 쓰레기통을 분리해서 만들어 놓고 공간을 만들어 놨잖아요. 지금 X판 5분 전입니다. 쓰레기는 막 섞어 놓고, 음식 쓰레기도 막 집어 넣고. 내키는 대로.. 우리만 관리하기 더 힘들어요."


"천지인 쓰레기 '공동배출 분리시범사업' 장기적인 계획 아니라고 본다"


☞ 천지인 쓰레기 공동배출시범사업(자세한 기사 읽기)

지난 4월 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3개월 간 정왕동 53블럭 내 40개 건물을 대상으로 시범 중인 사업으로, 주택단지 세대 구성상 종량제 봉투사용를 사용하여 개인이 쓰레기를 버리도록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사진과 같이 건물 당 분리 수거 쓰레기 통을 배치하여 공동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3개월 간은 쓰레기 통에 담겨진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업 운영 측에서 제공하지만, 이후 건물주나 건물이 공동으로 그 비용을 충당하고 관리자를 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근데 봉투만 계속 지급해 준다면 할 용의도 있어요. 앞으로는 세대 당 3000원씩 비용을 걷어서 진행할 거다. 그런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세대당 누가 어떻게 걷을 건지를 모르겠어요. 지금은 계속 단속을 하고 쓰레기를 안 가지고 가고 그러니까 세입자들이 봉투를 사서 쓰는 경우가 예전보다는 많아졌습니다. 지금 현재로는 한 건물 당 평균적으로 만원 정도면 해결이 됩니다. 그게 쓰레기 봉투를 안 써도 쓰레기를 가져간다고 세입자들이 알게 되면 쓰레기를 무제한으로 내 놓는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봉투값이 3만원에서 5만원 들어갑니다. 그러면 청소값보다 쓰레기 봉투값이 더 나가는 경우도 생겨요. 그래서 저희가 봉투값을 얼마 줘라. 그러면 우리가 쓰레기 처리를 해 주겠다 이렇게 말을 못하는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쓰레기 버리는 사람이 쓰레기 양을 줄이고 적게 버리는 게 종량제 취지 아닙니까


"쓰레기 증거물이 점점 없어져요. 이 사람들 한 번 걸리면 증거물 다 없애고 버려요. 그러면 우리 아줌마들 기를 쓰고 찢어 놓은 증거물요 앉아서 퍼즐 맞추고 있어요. 사람이 화가 나는 거예요. 그런 실정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계속 지속적인 현장 단속을 하는 수밖에 없어요. 어쨋든 종량제 시책에 맞게 버리는 사람이 아껴 쓰고 , 쓰레기 발생을 적게 하고 그러는 게 종량제 취지 아닙니까. 어떤 희생을 치르서라도 쓰레기 버리는 사람이 쓰레기 양을 줄이고 버리게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쓰레기 봉투값 3000원씩 세입자들이 낸다 치면요. 쓰레기 더 함부로 버립니다. 그럼 그 넘치는 쓰레기를 누가 분리하며 그 인력은 또 어떻게 충당하냐고요. 지금도 하루만 안 치면 온갖 쓰레기가 분리되기는 커녕 통에 막 짬뽕이 돼 있어 힘들어 죽겠는데, 앞으로 더 힘들어진다는 말이죠.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히는 사람으로서 말씀 드리면 그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고, 정말 그 사람들이 쓰레기 문제에 대해 의지가 있다면 시의 위임을 받아서 현장을 돌며 꾸준한 단속을 해야 합니다."


청소업체끼리 가격 경쟁, 쓰레기 불법으로 다른 곳에 몰래 무단 투기


저희들이 최근에 하도 힘들어서 한 건물 당 한 달에 5,000원만 더 보태 달라고 요청했었어요. 거의가 다 반발합니다. 적은 돈이라도 돈이 결부되면 민감해져요. 그리고 청소업체들이 여러 군데 있잖습니까. 이 사업하는 사람들도 참 문젠데.. 어떤 일이 발생이 되냐하면 우리가 건물주에게 쓰레기 문제가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으니까 좀 봉투비용을 지급해 주시고 지원을 해 주시오 그러면 다른 청소업체는 우리는 쓰레기봉투 비용 안 받고 다 치워 주겠다 그렇게 영업을 해요. 그래서 제가 이 사람들은 어떻게 쓰레기를 처리하나 지켜 본 적도 있습니다. 트럭을 가지고 다니면서 무조건 실고 가요. 제가 확인을 해 보고 싶었지만 확인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짐작으로는 그 사람들 분명히 그 쓰레기 어디가서 불법으로 버립니다. 100%. 그리고 실제로 우리에게 걸린 적도 있어요. 자기가 관리하지 않는 다른 건물에다 버리는 거예요. 그 쓰레기 봉투를.."


"한 번은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저기 재개발하는 죽율동 있잖습니까. 재개발하고 철거하는 곳인데 거기에다 던져 놓는데요. 그렇게 수거해서..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쓰레기를 처음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풍선효과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이게 어디엔가는 버려진다는 말이에요. 정상적으로 버리는 게 아니에요. 겨우 인건비만 나오는 청소를 하면서, 또 쓰레기를 모아 가지고 분류작업을 해서 쓰레기 봉투를 써 가며, 비용을 들여가면서 할 사람이 어디 있냐 이거죠. 동네 어딘가에 쓰레기 버리면 시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시가 처리해야 할 부분이에요."


시 공무원들 "시장에게 제발 좀 얘기해 달라"


"한 번은 시 담당자에게 주차단속 하는데는 공공근로자들 많이 쓰는데, 왜 쓰레기 단속에는 그 사람들 투입 안하냐. 그거 왜 비용 못받냐 그랬더니 시장하고 얘기하래요. 시장이란 사람이 우리같이 하찮은 청소하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테고 , 만나서 얘기한들 앞에서는 해줄 것처럼 하고 뒤에서는 코방귀도 안 뀌는 거 공무원들 뻔하잖아요."


[청소관리업체에서 설치한 CCTV 설치 알림글]


"기자분이니까 말씀드리는 거예요. 정왕동 보면 방범용 카메라 있지 않습니까. 그게 쓰레기 불법 투기를 적발하고자 설치해 놓은 것도 많아요. 여러 군 데 있어요.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곳은 대부분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곳입니다. 그러면 CCTV만 봐도 누가 버리는 지 알 수 있을텐데 좀 적극적으로 적발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룻밤만 지나면 쓰레기가 산더미 같이 쌓이는데 그거 모니터링 해서 찾아가지고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냐 그랬더니 모니터링 할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답니다. 인력이. 시 청소과에서 말하는데 저거 모니터를 쳐다 볼 사람이 한 사람도 없대요. 자기네들도 제발 좀 시장 좀 만나고 윗선을 만나서 얘기 좀 해 달래요."


"저희 업체는 청소하는 아줌마들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쓰레기 봉투 절대 사서 담지 마라. 그 정도되면 그냥 담아서 쌓아 놓아라. 무조건 쌓아 놓으라고 해요. 봉투값을 받는 건물은 제가 봉투를 사서 줍니다. 그렇게 말해도 아줌마들은 결국 자기가 관리하는 주변이 지저분하고 답답하니까 얼마 안되는 선에서 자기가 사서 쓰는 경우도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사서 쓰지 말라고 그러는데 왜 그러냐고 하면 자기가 욕먹는다는 거예요. 건물주는 쓰레기 쌓여 있으면 무조건 뭐라고 그러거든요."


청소업체 소속된 아주머니들은 쓰레기 봉투 사서 청소하지 않는다


"저희 업체에 소속된 아줌마들은 거의 봉투를 안 사서 쓰는 걸로 알고 있고 개인이나 부부가 맡아서 하는 분들이 그런 경우가 있을 겁니다. 쓰레기봉투를 사서 쓰라고 하는 업체는 없을 겁니다. 제가 월급을 주는 입장이지만, 월급이 상당히 박해요. 노동에 비해 엄청 열악합니다. 그렇게 박한 임금을 받으며 쓰레기 봉투를 사서 쓰는 사람은 바보인 거예요."


"저는 봉투값을 주는 건물들은 주는 만큼 담아 놓고 무작정 나머지는 쌓아 놓으라고 해요. 저는 그걸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쌓아 놓아야지 봉투가 모자란다는 걸 주인도 알아야 하는 거예요. 계속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는 걸 알아야 되고 세입자들도 함부로 버리면 쓰레기가 쌓인다는 걸 알아야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치워 주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거지."


쓰레기 나올 때는 100L, 10개에서 20개까지 쓰레기 폭탄 


"정왕동 주택단지가 원룸단지촌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실패한 사람이 모이는 경우가 90% 이상이에요. 자포자기한 사람들, 아무 개념 없이 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여기 원룸이라는 게 고시원과 다를 바 없습니다. 쓰레기 추적을 해서 벌금을 먹이면 벌금 부과율이 채 10%도 안된대요. 왜 그러냐 하면 금방 이사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그래요. 여긴 계약금 없이 월 3~40만원이면 부동산 소개비도 안 받고 쉽게 방을 옮길 수 있어요. 어느 집은 이사를 가고 나면 그 집에서 쓰레기가 폭탄처럼 나와요. 100L 쓰레기봉투로 쓰레기만 10개, 20개씩 나오는 집도 있어요. 정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이 쓰레기를 쌓아 놓은 집도 있어요."


쓰레기 뿐만 아니라 강아지까지 버리고 가, 때로는 동물협회에도 연락해야 해


"외국인 같은 경우는 몰라서 그러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가 쓰레기 버리는 방법을 설명해 주면 다음부터 잘 버리는 외국인도 실제로 봅니다. 우리가 매일 그 건물을 가니까 우리 아줌마들이 그 사람을 만나잖아요. 이렇게 말씀을 드렸지만, 정왕동 주택단지 쓰레기 문제는 단순하지 않아요. 굉장히 많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요. 한 사람이 하루에 원룸 청소를 평균 한 6개 정도 할 겁니다. 월로 따지면 한 180개 되죠. 대충 150개만 잡아도 그 중에서 그렇게 폭탄을 만나는 경우가 한 10건 정도? 그것도 정도가 다 달라요. 자기 짐을 어느 정도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고, 아얘 팽개쳐 놓고 사람만 빠져 나가는 사람도 있고, 도망가는 수배자도 있어요. 사연이 굉장히 여러가지입니다. 뭐 부부싸움해서 다 팽개치고 가는 사람도 있고, 강아지도 내 팽개치고 가고 뭐.. 우린 별 거 다 합니다. 애견 동물협회에도 연락을 해야 하고 그래요. 청소업체가 제일 밑바닥에서 제일 힘들게 일하며 제일 괄시를 받고 있는데..."



"연후 마지막 날 여기 한 번 돌아 보세요. 동네가 어떤가. 명절 휴가 한 번 다녀오고 나면 우리 아줌마들 정말 죽습니다. 차라리 안 쉬고 싶대요. 그 정도인데… 여긴 세입자 거주 기간이 평균 6개월에서 1년 미만입니다. 사람들이 계속 바뀝니다. 서울에서 온 사람들은 처음에 여기 와서 여긴 왜 이래요? 그래요. 그 사람들 처음엔 봉투 몇 번 쓰다가 쓰레기 그냥 버리면 가지고 가거든요? 처리 하거든요? 그럼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냥 버리는 거예요."


이 지역은 세대구성원 특성상 특별관리 단속 구역으로 설정되어야 


"정착률이 높으면 계도하고 홍보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여긴 정착률이 굉장이 낮기 때문에 여긴 특별 관리 지역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구역만 전담하는 요원이 투입이 돼서 계속 지속적인 현장 단속이 이루어져야 이 문제가 그나마 해결이 될 겁니다. 단속해서 나온 벌금만 가지고도 단속 인원 운영되지 않겠습니까. 원룸을 불법으로 짓게 하고 동네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게 행정이면 자기네들이 수습을 해야지. 그냥 손 놓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예요. 그렇다고 이 건물들 다 허물 수도 없고. 이 원룸단지가 신길동까지 합치면 약 4500동 정도가 되는데..."


50분 정도 청소업체 K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에는 정왕동 주택단지에 대한 복합적인 문제들이 담겨 있다. 10여 년 넘게 청소업을 하며 발 도장을 찍었던 동네이니 만큼 특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해결 방법에 대해서도 최선이 무엇인지 답을 내리고 있었다. 청소업체 K대표의 목소리가 지난 날처럼 또 다시 모든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라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어딘가에는 많은 목소리가 세상을 향해 꾸준히 답을 내 놓고 있다. 


"모든 사실이 모든 진실일 수 없다"


작성: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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