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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액션드라마, 실사그래픽"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줄을 이어 영화관을 빠져 나간다. 뒤에서 한 연인들의 대화가 들린다. “오빠, 근데 왜 혹성탈출이야?” 순간 내 머릿속에서 중얼거림이 튀어 나왔다. ‘유인원이 지능을 갖고 말을 타며 인간과 대적하는 플롯. 당연히 혹성탈출 아냐?’ 흘낏 보니 20대 초반이다. ‘그래. 그럴 만도 하지.’ 어렸을 때 내게 흑백 TV 속의 유인원들이 지배하는 세상, 혹성탈출은 드라마(픽션)가 아닌 뉴스급(현실)이었으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TV방영은 ‘행성탈출’이란 제목이었더군. 


혹성탈출 특징 "액션드라마, 실사그래픽"

“액션인줄 알았는데 드라마였다”, “어디까지가 그래픽인지 모르겠다” 등 트위터에는 지금도 혹성탈출에 대한 짤막한 평들이 타임라인을 밀어 내고 있다. 영화는 보통 스토리와 플롯으로 장르를 구분한다. 그러나 아바타 이후 전통적인 영화는 장르 구분과 기법, 이념 등이 해체되었다. 반면 제작 기술은 실사와 가상을 구분하기 힘들 만큼 세밀한 그래픽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 선택을 장르나 스토리 구분 없이 단순한 재미 하나로 결정짓기도 한다. 이 단순한 재미는 역설적이게도 재미라는 요소 안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욕구충족이 담겨 있다.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 영화정보는 장르를 액션, 드라마, SF, 스릴러라고 기록해 놓았다. 예전에 아바타를 보고 난 후 ‘시각네러티브’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과거 영화는 스토리의 기승전결이라는 줄기에 영상을 붙여나갔다. 하지만 현대 영화의 영상은 시각적인 변화로 긴장과 안도, 변화와 기대 등의 이야기를 붙여가며 영화에 흐름을 주도하기도 한다. 

시저의 아들, 표정 너무 귀여워.ㅋ

혹성탈출은 영어에 약한 내가 자막을 부지런히 따라가다 영상을 놓치는 경우는 드물다. 유인원들의 단순한 바디랭귀지와 트위터보다 더 짧은 단순한 의미 전달의 단어 몇 개만 가지고도 긴장과 안도를 병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영화 스텝에 심리분석가까지 참여했는가 싶을 정도로 지루함을 걸러내는데 치밀했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최초로 ‘라이브 퍼포먼스 캡처’를 시도했다고 한다. 85% 이상을 실제 야외에서 촬영하면서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담아냈다고..

트랜스포머를 “뽝찍뿍”이라 표현한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음으로 영화를 다 표현할 만큼 영상과 사운드가 주라는 비아냥이기도 하다. 영상의 전개가 세밀하지 못하면 그래픽 영화는 “뽝찍뿍” 장르가 된다. 


영화가 끝나고 혹성탈출에 대한 느낌을 트위터에 10자 이내 감탄사 위주로 썼다. 한 트친은 혹성탈출 영화의 재미요소를 유인원들의 표정으로 꼽았다. 영화는 어디까지가 그래픽인지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유인원들의 행동과 표정, 눈물은 실사에 가까웠다. 허구라고 인식하며 보지만 영화가 펼쳐 놓는 장면은 전두엽의 기능을 상실 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러한 그래픽의 완성도는 시저를 가상 캐릭터가 아닌 실존하는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혹성탈출과 조건반사식으로 등식화되는 '시저'는 인간과 대적하는 적이 아니라 인류 대신 악과 싸우고 구원할 수 있는 진화된 투사로, 동지로 관객에게 남는다. 


영화의 도입부 시저의 부리부리한 눈이 과도하게 크로즈업 되며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영화가 끝나는 장면에서 다시 이 눈빛이 그대로 스크린을 과도하게 채운다. 영화의 부제 ‘진화의 시작’, ‘반격의 서막’ 이어 3편을 기대하라는 메시지 같기도 하고, “봤지? 인간들..”이라 말하고 관객의 표정을 살피는 감독의 표정 같기도 하다. 


성조기가 나풀대는 장면에 극도로 반응하는 반미주의, Union 76 주유소의 폴사인이 나오는 상업주의나 그래픽의 가상재현 정도 등을 의심하며 보면 잃는 게 많은 영화. 단순히 시각에 의지한 채 본능적으로 보면 혹성탈출은 엄지 손가락 들 만큼 ‘재미있는 영화’다. 


(혹성탈출은 1963년 발매된 피에르볼레 작가의 프랑스의 SF소설이다. 지구에서 출발한 인간이 항성 베텔게우스 주의를 도는 한 행성에 도착했는데, 그 행성에는 침팬지나 오랑우탄과 같은 지능을 갖춘 유인원들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인간들이 그 행성에서 탈출을 하는 스토리다.)



"모든 사실이 모든 진실일 수 없다"

작성: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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