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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골든타임>, <추적자> 대신할까

 

 

추적자가 소위 ‘국민시청률’이라는 20%대의 시청률(추적자 마지막회 시청률: 22.6%)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월․화요일 저녁, 편안히 누워서 매회를 가슴 졸이며 때로는 박경수 작가의 손맛에서 전해지던 주옥같은 대사들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사라진 지금 시청자들은 선뜻 다른 드라마에 정을 붙이기 어렵다. 그만큼 <추적자>는 극 몰입도가 높았고 여운이 강하게 새겨진 드라마였다. 좋은 작품을 끝내고 나면 연기자들이 그 인물에서 벗어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때마침 MBC가 <추적자>의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을 내 놓았다. <추적자>와 2회를  중첩시키며 시청자들에게 샘플 판매를 했다. <추적자> 마지막회가 방송되던 날 <골든타임>은 4회를 채웠고 시청률은 7.8%로 달리기 준비 자세를 취했다.

 

<골든타임> 4회를 지켜보면서 두 가지의 장치가 보였다. <골든타임>은 그 장치를 통해 <추적자>에 익숙한 시청자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추적자>의 빠른 편집과 전개를 가져왔다. 한 인물의 대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화면은 인물의 표정과 주변 상황을 여러 컷으로 나누어 시청자들이 눈길을 바쁘게 사로잡는다. 이야기의 전개는 호흡을 잦게 하는 반면 심장은 뛰게 해 TV리모콘의 위치를 잊게 한다.

 

둘째는 1중 2주(이야기 속에 한 명의 중심인물과 두 명의 주인공)의 인물구도이다. ‘추적자’의 박근형이 있었다면 <골든타임>에는 이성민이 있다. <추적자>의 성공은 손현주와 김상중의 역할보다 이야기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갈등과 긴장을 생산해 낸 박근형의 존재였고 브라운관에서 이질감 없는 그의 연기였다. 

 

▲ 응급실 외과 수술 전문의 최인혁 역(이성민)

 

주인공으로만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드라마는 이제 쉽게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준다. 오히려 새로운 연기파 배우의 몰입도 높은 캐릭터 개발이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공식이 <추적자>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런 면에서 <골든타임>도 걸죽한 연기파 배우 이성민을 찾아내 기체를 만들고 이선균, 황정음을 양쪽 날개로 붙여 출항을 시작했다.

 

황정음의 연기력 논란은 4회가 지나면서 우려한 대로 이곳저곳에서 튀어 나왔다. 그러나 <골든타임> 4회 안에 담겨 있는 황정음의 연기는 권석장 감독의 연출과 편집을 통해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아마 그녀의 연기생활 중 골든타임은 드라마 <골든타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우야 뭐하니’, ‘파스타’, ‘마이프린세스’로 이미 연출력을 높이 인정 받고 있는 권석장 감독의<골든타임>이 과연 <추적자>의 빈자리로 허탈해 하고 있는 시청자들을  달래 줄 것인가, MBC드라마의 응급 상황을 해결하고 동 시간대 황금 시청률로 <골든타임>을 성공드라마 반열에 올려놓을 것인가. <골든타임> 5회를 기다리며 지켜 볼 예정이다.

 

골든타임은 외과 수술로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시간. 또는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황금 시청률 시간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작성: 2012. 0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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