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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육교는 눈썰매장, 나는 봅슬레이 선수

매 겨울마다 눈이 쌓인 정왕동 육교는 아이들의 눈썰매장이 된다.

 

정왕동 48블럭에 위치한 육교


↑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는 영상

어렸을 적, 동네 논이나 저수지가 얼면 굵은 철사나 창살로 만든 썰매를 끌고 나가 해가 저물어야 집에 들어왔던 기억 때문에 육교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두구루루룩’ 미끄러져 내려가는 눈썰매 소리가 이 광경을 한 동안 바라보게 했다.


일만 원 남짓하는 눈썰매를 너도 나도 하나 씩 손에 들고 나온 아이들은 육교 정상에 오르자 두 손으로 썰매 양 옆을 잡고 양 발로 몸의 균형과 방향을 조종하며, 봅슬레이 선수 못지않은 안정된 자세로 거침없이 눈 위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이 육교는 구조적으로 눈썰매를 타기에 매우 적합한 경사를 가졌고 눈썰매가 정지할 수 있는 일정한 구간을 지녔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이러한 조건을 놀이로 만들어 내며 도시 속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냈다.   


매년마다 눈이 오면 아이들은 이 육교에 모여 눈썰매를 탄다고 한다. 보호 장구 하나 없이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다친 아이들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아이들을 눈썰매 태우며 지켜보고 있는 부모들이 옆에 있어 아이들의 안전사고에 조금은 마음이 놓이지만, 정왕육교가 기왕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만든 썰매놀이터가 돼 가는 거라면 어른들이 좀 더 안전하게 아이디어를 내고 보완해서 겨울철 정왕동 어린이들에게 신나는 눈썰매 공간으로 만들어 주면 어떨까 싶다.


제보: srd20@daum.net트위터, 페이스북: Rdo20

본 기사는 알권리 충족과 정보공유를 위해 개방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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